편식하던 6세 남아, 사망… 대체 무슨 일?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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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편식으로 비타민C가 고갈돼 괴혈병을 앓던 여섯 살 아이가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괴혈병은 과거 대항해시대 선원들의 목숨을 앗아간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는 극단적인 편식이 이어지면 현대 사회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호주에서 심각한 편식으로 비타민C가 고갈돼 괴혈병을 앓던 여섯 살 아이가 사망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각) 외신 피플(People)에 따르면 호주 브리즈번에 거주하던 여섯 살 남아 코너 딘은 2024년 7월 다리 통증을 호소해 퀸즐랜드 어린이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한 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다. 검사 후 회복 과정에서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이 빠른 시간 내에 혈액순환을 회복시켰지만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같은 해 8월 숨졌다.

최근 발표된 검시관 보고서에 따르면 딘의 공식 사인은 전신마취 후 발생한 심정지와 이에 따른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으로 기록됐으며, 비타민C 결핍과 다운증후군도 함께 기재됐다. 혈액 검사에서 딘의 체내 비타민C 수치는 1 미만으로 정상 범위인 20~120을 크게 밑돌았다. 신체 곳곳에서 미세 출혈이 관찰됐고 MRI에서도 괴혈병과 관련된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검시관은 심각한 비타민C 결핍이 사망의 핵심적인 근본 요인이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다운증후군이 있던 딘은 4~5세 무렵부터 극심한 편식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딘을 진료한 소아과 의사는 딘이 과일과 채소를 전혀 먹지 않았으며, 11개월 동안 체중이 300g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딘의 식단은 흰 빵, 소고기 소시지, 커스터드 크림, 초콜릿 등으로 편중돼 있었다. 의사는 영양 섭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부모에게 종합비타민을 복용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딘이 복용하던 일반의약품 종합비타민에는 비타민C가 들어 있지 않았으며, 부모는 아이가 숨진 뒤에야 심각한 비타민C 결핍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과거 선원들 목숨 앗아간 '괴혈병'

괴혈병은 체내 비타민C(아스코르브산)가 부족해 콜라겐 합성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타민C는 혈관과 피부, 뼈 등을 구성하는 결합조직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괴혈병은 15~18세기 대항해시대 당시 수많은 선원의 목숨을 앗아간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기간 항해하면서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지 못하고 염장 고기와 비스킷 등에 의존했던 선원들에게 괴혈병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다. 이후 18세기 영국 해군 군의관 제임스 린드가 감귤류의 괴혈병 예방 효과를 확인하면서 영국 해군에서 라임 주스 보급이 이뤄졌고 발병이 크게 줄었다.

초기에는 피로감, 무력감, 식욕 저하, 관절통 등이 나타난다. 증상이 진행되면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작은 충격에도 멍이나 피하 출혈이 생길 수 있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상처 회복이 늦어지며 치아가 흔들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빈혈이나 뼈와 관련된 이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에도 극심한 편식하면 발병

오늘날에는 식품 보관·유통 기술이 발달하면서 괴혈병이 흔치 않은 질환이 됐다. 그러나 과일과 채소를 거의 먹지 않는 극단적인 식습관이 장기간 이어지면 어린이와 성인 모두에게 괴혈병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편식이 심하거나 영양 섭취가 제한적인 사람은 비타민C 결핍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괴혈병은 비타민C를 보충하고 원인이 되는 영양 불균형을 교정하면 치료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면 빠른 시일 내에 무력감과 관절통이 완화되며, 피하 출혈이나 잇몸 출혈 등은 수주 안에 회복된다. 평소에는 과일과 채소 등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같은 채소와 토마토, 딸기, 감귤류 등이 비타민C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