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에 무리”… 안 먹던 사람이 갑자기 먹으면 위험한 식품, 뭐야?

이미지
단기간에 섬유질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면 위장에 큰 부담을 준다.​ 장내 세균이 갑작스럽게 들어온 대량의 섬유질을 소화할 준비를 마치지 못해 과도한 가스, 복부 팽만, 통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건강과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특정 영양소를 집중적으로 섭취하는 식단 법이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를 타고 유행하는 웰니스 트렌드는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개인의 소화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따라 했다간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각)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의사 아미르 칸 박사는 자신의 팟캐스트 쇼에서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을 극대화하는 일명 '파이버 맥싱(Fiber Maxxing)'을 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파이버 맥싱이란, 치아시드, 귀리, 콩, 양배추 같은 고섬유질 식재료 등으로 하루 50g이 넘는 섬유질을 먹는 식습관이다. 일반적인 권장 섭취량은 하루 25~30g이다.

◇복부 팽만·변비 유발

건강에 유익한 영양소라도 단기간에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면 위장에 큰 부담을 준다. 아미르 칸 박사는 “식단에서 섬유질이 부족하다고 느낀 다음 곧바로 0에서 100으로 늘려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장내 세균이 갑작스럽게 들어온 대량의 섬유질을 소화할 준비를 마치지 못해 과도한 가스, 복부 팽만, 통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소화되지 않은 식이섬유가 대장으로 넘어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가스가 차고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는 장음이 심해진다. 수분 보충 없이 섬유질만 많이 먹으면 변비가 오히려 악화하거나, 반대로 소화 속도가 너무 빨라져 설사·탈수를 부르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

◇과다 섭취 시 미네랄 결핍·성장 방해

섬유질은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끌어당겨 몸 밖으로 배출하지만, 이 흡착력은 몸에 좋은 미네랄까지 함께 배출시킨다. 장기간 너무 많은 양을 섭취하면 철분, 칼슘, 아연, 마그네슘 같은 필수 영양소의 체내 흡수를 방해해 빈혈이나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성장기 어린이가 과다 섭취할 때 성장 장애를 겪을 위험도 크다. 급성 게실염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을 앓는 환자에게도 고섬유질 식단은 약이 아닌 ‘독’이 돼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아미르 칸 박사는 “섬유질 섭취를 늘릴 때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서서히 양을 조절해야 장내 유익균이 적응하며 건강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치아시드는 물에 불려야

특히 파이버 맥싱의 대표 식재료인 치아시드를 먹을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소화기학회(ACG)에 따르면 건조한 상태의 치아시드를 그냥 삼켜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물을 만나면 자기 무게의 최대 27배까지 흡수해 부풀어 오르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마른 상태로 먹은 뒤 물을 마시면 씨앗이 목구멍이나 식도에서 급격히 커져 기도를 막을 수 있다. 치아시드를 먹기 전 물이나 음료, 젖은 음식에 최소 10~15분 정도 담가 부드러운 형태로 만들어 섭취해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