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뇌·심장 모두 망가진다” 저녁 늦게 먹으면 안 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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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장과 심장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들기 전 야식을 먹는 습관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것 자체가 장과 심장뿐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영양학 교수인 사라 베리 교수의 조언과 각종 연구를 바탕으로 무엇을 먹느냐만큼 언제 먹느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라 베리 교수는 "우리 몸은 약 24시간 주기의 생체리듬에 맞춰 작동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리듬에서 벗어난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면 여러 신체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잠들기 약 4시간 전인 오후 6시 전후에 식사를 마치면 음식물을 소화하고 체온을 낮추며 몸이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늦은 식사, 수면 방해해 뇌 건강에 영향

늦은 식사는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깊은 수면은 기억을 정리하고 뇌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과 관련 있는데, 음식이 계속 소화되는 동안에는 체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아 깊은 수면에 들기 어렵거나 수면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늦은 식사가 뇌의 신호 체계와 수면·스트레스 관련 호르몬에 영향을 주고 뇌 염증을 증가시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대규모 관찰 연구에서는 늦게 식사하는 사람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제2형 당뇨병 위험도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이들 질환은 혈관성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늦게 먹는 사람이 식사의 질 자체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아, 식사 시간과 식습관 중 어떤 요인이 뇌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필요하다.

◇심혈관질환 위험도… 혈압·중성지방에 영향

늦은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은 심혈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기간 야식을 반복하면 수면 장애, 체중 증가, 대사 이상, 염증 증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늦은 시간에 섭취하면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늦은 식사는 수면 중 정상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혈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심장이 휴식을 취해야 할 시간까지 소화 활동이 이어지면서 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10만339명을 대상으로 수년간 식습관을 추적한 연구에서도 늦은 식사와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오후 9시 이후 마지막 식사를 한 사람은 오후 8시 이전에 식사를 마친 사람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13% 높았다.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발작 위험은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도 생체리듬 따라 움직여

늦은 식사는 장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장내 미생물 역시 신체의 다른 기관처럼 생체리듬에 따라 활동한다. 베리 교수는 "일부 장내 세균은 수면 시간에 더 활발하게 활동하며 낮 동안 남은 물질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늦은 시간에 음식을 먹으면 이러한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해지면 소화효소와 위산 분비 리듬도 흐트러져 소화불량을 일으킬 수 있다. 식사 직후 눕는 경우에는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기 쉬워 속쓰림이나 위식도 역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커진다.

◇늦게 먹어야 한다면 저녁은 가볍게

교대근무자나 일정이 불규칙한 사람처럼 잠들기 4시간 전까지 식사를 마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때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식사를 점심에 하고 저녁은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 혈당을 급격히 올릴 수 있는 정제 탄수화물과 당류가 많은 음식은 피하고,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가공을 최소화한 식물성 식품으로 구성하는 것이 권장된다.

식사 후에는 가능하다면 짧게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식사와 수면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늦은 시간 식사를 해야 하더라도 천천히 먹어 포만감을 충분히 느끼도록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저녁에는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호가 약해질 수 있어 천천히 먹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