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마운자로 맞으면서, 근육 잃지 않는 비결

엄준철의 약·잘·알(약 잘 알고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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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 등 비만 치료 주사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강한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진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약물 치료 과정에서 체계적인 운동과 영양 관리를 병행하지 않으면 체중 감량의 대가로 근육 손실이 오고 요요 현상이 뒤따르기도 한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위장관 배출 속도를 늦추고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떨어뜨려 준다. 섭취 열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체중은 빠르게 감소한다.

문제는 지방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위고비 투약 시 감량된 체중 중 상당 부분이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량 감소였다. 마운자로 연구에서도 대퇴 근육 부피 감소가 관찰된 바 있다. 근육을 의미하는 제지방량이 줄어들면 신체의 기초대사량과 총에너지 소비량이 뚝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수개월 이상 비만치료제 주사를 투약했다가 약물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요요현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비만치료제로 체중이 감소하면 우리 몸은 에너지를 다시 비축하기 위해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을 낮추고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의 분비를 늘린다.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 약물 중단 1년 만에 감량 체중의 상당 부분이 다시 증가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생리적 방어 반응’ 때문이다.

따라서 위고비, 마운자로 등의 비만치료제는 약물 단독 요법이 아닌, ‘근육 보존을 위한 운동 및 영양 설계’가 동반돼야 한다. 투약 중 실천해야 할 운동 처방은 전신 저항운동(근력운동)이다. 저항운동은 체중 감량기 및 약물 중단 이후 신체 기능과 대사율을 지켜내는 핵심 자극이다. 열량 제한 식단에 저항운동을 병행할 경우 제지방량(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체지방을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다. 주 2~3회 하체(대퇴·둔근), 가슴, 등, 어깨 등 대근육군을 중심으로 운동을 해주면 좋다. 헬스장의 기구 운동이나 덤벨 외에도 저항 밴드, 맨몸 스쿼트, 푸시업 등을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자세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부하를 늘려 가면 된다.

단백질도 잘 섭취해야 한다. 비만치료제 주사 시 나타나는 메스꺼움, 조기 포만감, 소화 지연 등 때문에 전반적인 음식 섭취량이 크게 줄어들어 단백질이 결핍되기 쉽기 때문이다. 체중 감량기 근육 보존을 위해 체중 1kg당 하루 1.2~1.6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된다. 예를 들어 체중 70kg인 사람은 하루 약 84~112g을 섭취하면 된다. 한 번에 몰아서 먹으려 하지 말고, 하루 3회 계란, 닭가슴살, 흰살 생선, 두부, 저지방 유제품 등을 20~40g씩 나눠 섭취해야 근단백질 합성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소화시키기도 쉽다.

음식만으로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경우 근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을 보조적으로 섭취해도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개별인정형 원료는 저분자유청단백가수분해물, 오미자추출물, 발효굴추출물(FSO), 강황추출물이 있다.

저분자유청단백가수분해물은 유청단백질을 저분자 펩타이드 형태로 가수분해해 체내 흡수율을 높인 원료다.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운동과 병행해 섭취했을 때 대조군 대비 대퇴사두근 근력이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사지근육량 및 대퇴부 근육 면적 또한 증가하는 결과를 보였다. 원료 규격에 따라 1일 6g 또는 10g을 섭취하면 된다.

오미자추출물은 리그난 계열 성분이 단백질 분해를 억제하고 합성을 촉진하며, 항산화 작용을 통해 근섬유 손상을 줄여준다.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체적용시험에서 12주간 섭취 시 대퇴사두근 근력이 유의하게 개선되고 휴식기 젖산 농도가 감소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1일 1582mg 섭취가 권장된다.

발효굴추출물은 굴 추출물을 유산균 등으로 발효해 유효 성분의 생체 이용률을 높인 소재다. 폐경 후 여성 대상 12주 임상 연구에서 우측 대퇴사두근 신전력 및 양측 악력에서 유의한 증가를 보였고, 혈중 성장인자 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1일 1000mg을 섭취하면 된다.

강황추출물은 핵심 성분인 커큐민의 강력한 항염증 및 항산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한다. 운동 후 발생하는 염증 반응 지표(CRP)와 근육 손상 지표(LDH, MDA)를 억제하고, 산소섭취능력 관련 지표를 개선해 운동 후 회복을 돕는 기전이다. 권장량은 1일 250mg이다.

비만 치료의 진정한 목표는 단순히 몸무게 숫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을 줄이고 대사 건강을 회복해 이를 평생 유지하는 것이다. 위고비나 마운자로 같은 약물은 비만 치료의 훌륭한 출발점을 만들어 줄 수 있지만, 치료의 완성은 결국 스스로 쌓아 올린 근육과 올바른 식습관에 달려 있다. 주사를 맞는 동안 근력운동을 루틴으로 만들고 단백질을 꼼꼼히 챙겨 먹으면서, 필요 시 근력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해도 좋다. 올바른 체중관리 습관이야말로 약물 감량이나 중단 이후 찾아올 요요 현상을 막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