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저려 자꾸 주저앉는다… 혈관 아닌 ‘척추’ 의심

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허리는 크게 아프지 않은데 걸을 때마다 엉치와 다리가 저리고 아프다면 다리 자체보다 허리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일정 거리를 걸은 뒤 통증과 저림이 나타났다가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금세 나아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의 전형적인 양상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이 퇴행성 변화로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척추관이 좁아지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저리거나 아프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도 한다. 걷다가 통증 때문에 멈춰야 하지만 잠시 앉아 쉬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간헐적 신경성 파행’이라고 한다.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진료 인원은 2017년 약 164만7000명에서 2021년 약 179만9000명으로 5년 사이 9.2% 증가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발생한다. 디스크의 높이가 낮아지고 척추 뒤쪽 관절과 인대 등이 변하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점차 좁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허리 통증이 있는지보다 걸을 때 다리 증상이 나타나는지, 자세를 바꾸면 증상이 줄어드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강민석 교수는 “다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면 우선 충분히 보존적 치료를 해보고, 이후에도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라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는 증상의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약물치료나 신경 차단술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할 수 있으며, 다리의 힘이 눈에 띄게 떨어지거나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신경 기능이 저하되면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근 절개 범위를 줄인 양방향 내시경 척추 수술도 활용되고 있다. 내시경으로 좁아진 척추관을 직접 확인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뼈나 인대 등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개방 수술에 비해 주변 근육 손상을 줄이고 수술 후 통증과 회복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강 교수는 “양방향 내시경 수술은 기존 개방 수술과 비교해 수술 결과는 비슷하면서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척추관협착증이 있다고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증상이 가볍다면 걷기 등 무리가 되지 않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에서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다리 저림과 통증이 반복적으로 악화되거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보행 거리가 눈에 띄게 줄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