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당이 지속되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돼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당뇨병은 수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도 미미하게 나타난다. 전조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의심될 경우 병원을 찾아 관리를 받도록 하자.
◇면역력 저하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백혈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진다. 고혈당은 염증을 유발하는데, 면역 체계가 이미 약해진 상태에서 염증이 발생하면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더 떨어진다. 당뇨병이 있으면 독감, 폐렴, 요로감염, 피부감염, 구강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베인 상처나 찰과상이 회복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염증이나 상처가 잘 낫지 않고 감염이 반복된다면 혈당이 높은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시야 변화
눈이 침침하거나 날파리가 떠 다니는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면 고혈당 위험 신호다. 혈당이 지나치게 높아 망막 혈관으로 혈액 순환이 안 되면,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중단돼 시력이 떨어진다. 신생혈관이 생겼다가 출혈이 발생하면 실명할 위험이 커진다. 건강한 사람에 비해 백내장과 녹내장이 생길 확률도 60%, 40% 높다. 시력이 급격히 떨어졌거나 안구 통증이 나타나면서 두통, 구역감이 생겼다면 안과 검진을 받아 보자. 안과에서는 동공을 확대시킨 뒤 망막을 관찰하는 안저 검사와 혈관 누출과 폐쇄를 확인하는 형광 안저혈관 조영 검사를 시행한다.
◇성기능 장애
‘당뇨병 대사 연구(Diabetes·Metabolism Research and Reviews)’ 저널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남성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발기부전을 겪을 가능성이 3.5배 높다. 당뇨병으로 인해 혈관 내피와 신경이 손상되면 발기 시작과 유지가 안 된다. 당뇨병은 남성 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성선기능저하증, 비만·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포함하는 대사증후군,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우울증을 동반하며, 동반 질환의 수와 심각도가 증가할수록 발기부전 가능성도 늘어난다. 이로 인해 비뇨의학과와 내분비내과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입 냄새
양치를 해도 입 냄새가 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심해졌다면 혈당을 확인해 봐야 한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이 과정에서 케톤이라는 물질이 생성되면서 숨을 쉴 때 과일 냄새나 매니큐어 제거제 냄새가 난다. 혈당 조절이 안 되면서 케톤이 너무 많이 생성되면 당뇨병성 케톤산증으로 이어져 의식 저하, 혼수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입 냄새와 함께 복통, 구토, 빠른 호흡, 저혈압 등이 나타난다면 당뇨병성 케토산증을 의심하고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인슐린 공급과 수액 보충으로 고혈당 등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회복할 수 있다.
◇어지럼증
없던 어지럼증이 생겼다면 혈당 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 점검하자. 저혈당 상태에서는 뇌로의 포도당 공급이 줄어 어지럽고, 고혈당인 경우 탈수를 일으켜 어지럼증을 유발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기면 운동신경과 자율신경에도 영향을 준다. 이로 인해 누워 있다가 앉아 있다가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실신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런 증상과 함께 손발이 저리거나 시리고, 감각이 저하됐다면 내원해 혈당을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