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령자 3명 중 1명 대사증후군, 방치하면 뇌졸중·심근경색 불러 혈관 청소부 'HDL 콜레스테롤', 혈관·혈압에 영향… 조기 관리 필요 수치 40~60㎎/㎗ 유지해야… 저하 時 고혈압·당뇨병 발병 위험 혈액 검사 통해 확인 가능… 흡연자·고위험군은 매년 받아야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몸을 망가뜨리는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을 관리하지 않고 내버려둘 경우 갑작스럽게 뇌졸중, 심근경색, 당뇨병, 암을 맞닥뜨릴 수 있다. 고령자라면 정말 남 일이 아니다.
고령자 세 명 중 한 명은 대사증후군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 ▲고혈압 ▲고혈당 ▲높은 중성지방 수치 ▲낮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 등 다섯 가지 혈관 건강 위험 인자 중 세 가지 이상을 충족할 때 진단된다. 심뇌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키우는 이상 소견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상태인 만큼 당장의 이상 증상이 없더라도 장기적인 건강 부담이 크다.
그러나 자신이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줄도 모르고 건강 관리를 소홀히 하는 사람이 많다. 전 세계 대사증후군 환자는 약 15억명으로, 성인 인구 네 명 중 한 명꼴이다. 한국은 30세 이상 인구의 25.7%, 65세 이상 인구의 39%가 대사증후군을 갖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보건당국은 대사증후군의 위험을 꾸준히 경고해 왔다. WHO는 다양한 혈관 건강 위험 요인에 해당하는 대사증후군 환자일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급격히 커진다고 경고했다. 일본 후생성은 대사증후군을 심장병이나 뇌졸중에 걸리기 쉬워진 상태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 질병관리청은 대사증후군이 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유방암, 직장암 등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키운다고 보고하고 있다.
국제 학술지 'BMC 공중 보건(BMC Public Health)'에 게재된 중국 수도의과대학 연구팀 논문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이 있는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은 약 2배 증가한다. 뇌졸중 위험은 2.2배, 만성 신부전 위험은 2.6배, 당뇨병 위험은 5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사진=헬스조선 DB
HDL 낮으면 대사증후군 위험 상승
어떤 건강 지표를 관리해야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혈당과 체중을 정상 범위 이내로 유지하는 것 못지않게 'HDL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가 필요하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되돌려 보내는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한다. 2021년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약 4000명 중 18.7%는 혈중 HDL 콜레스테롤 농도가 40㎎/㎗ 이하로 정상 수준보다 낮았다. 여성(10.8%)보다 남성(26.9%)에서 저HDL 콜레스테롤 혈증 해당 비율이 더 높았다. 그러나 HDL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혈압·혈당·체중과 마찬가지로 이상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며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당뇨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사증후군의 조건을 만족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실제로 건강한 성인 4542명을 7년간 추적 관찰했더니,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큰 폭으로 감소할 경우에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18.9배까지 더 높아졌다는 중국 대련 의과대학 연구 결과가 있다. 연구팀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 범위 내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수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을 경우 대사증후군 위험이 커지는 상태라고 해석했다.
일본인 약 15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고혈압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콜레스테롤 수치에 따라 대상자들을 아홉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고혈압 발병률을 확인한 결과,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았던 집단(20~29㎎/㎗)의 고혈압 발병률은 41.2%였으며, 가장 높았던 집단(110㎎/㎗ 이상)의 고혈압 발병률은 26.5%였다. 고혈압 발병률이 23.7%로 가장 낮았던 집단의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90~99㎎/㎗였다.
이외에도 '미국 예방 심장 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중년 여성 30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대사증후군이면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경우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9.8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혈압·혈당·체중과 마찬가지로 이상적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40~60㎎/㎗를 보통으로 보며, 40㎎/㎗ 미만이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고 60㎎/㎗ 초과면 감소한다.
한편, HDL 콜레스테롤 수치는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가 건강 검진으로는 4년에 한 번씩 가능하지만, 이상지질혈증 여부를 확인하고 콜레스테롤 수치 변화 추이를 관찰하려면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검사받을 것이 권장된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 혈압이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진=헬스조선 DB
[대사증후군 예방하는 'HDL' 관리법]
혈관 속 나쁜 콜레스테롤 청소부인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려면 다음과 같은 생활 습관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것이 바로 '운동'이다. 최근 국제 학술지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운동이 HDL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이 운동과 혈관 건강에 관한 논문 148개를 메타 분석한 결과, 근력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을 한 사람은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평균 2.11㎎/㎗상승한 것이 확인됐다.
식습관 관리도 도움 될 수 있다. 학술지 '영양 리뷰(Nutrition Reviews)'에 게재된 메타 분석 연구에 따르면, 탄수화물을 제한한 식단을 6개월 이상 실천하면 저지방식을 실천할 때보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3.1㎎/㎗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기능식품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높은 혈압과 낮은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동시에 개선하는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한 예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하루 10㎎ 섭취 시, 혈관을 좁아지게 하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20% 낮추고, 혈관을 청소하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5.2%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압 관리 효과 역시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한국인과 일본인 참여자들에게 12주간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하루 20㎎ 섭취하게 했더니 수축기 혈압이 7~8% 감소했다. 연구팀은 폴리코사놀 섭취로 HDL 콜레스테롤의 혈관 청소 기능이 활성화되며 혈관이 확장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대사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다. 쿠바에서 대사증후군 환자 100명을 위약 집단과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섭취 집단(10mg/1일)으로 나눠 6개월 동안 혈중 지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섭취군은 HDL 콜레스테롤이 8.7% 상승한 반면 위약 집단은 4.5% 감소했다.
☞HDL 콜레스테롤
혈관 내에 있는 잉여 콜레스테롤을 수거해 간으로 이동시킴으로써 혈관을 청소한다. 동맥경화와 심장 질환 위험을 줄여준대서 일명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