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휘고 관절 튀어나와 방치하면 다른 발가락 등에도 영향 통증과 관절 상태 따라 치료법 결정
조직 손상 줄이는 '최소 침습' 수술 다음날 일상 복귀 가능 "발볼 좁은 신발과 하이힐 피해라"
무지외반증은 매년 5만~6만명이 진료를 받는 비교적 흔한 족부질환이다. 40~60대 중장년층이 65% 이상을 차지하고 전체 환자의 80% 이상은 여성이다. 많이 앓고 있지만, 그만큼 또 많은 환자가 '수술이 아프고 회복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해 치료를 미룬다.
무지외반증을 방치해 증상이 심해지면 다른 발가락과 발바닥에 부담이 커지고, 결국 보행에도 영향을 준다. 적기에 치료하지 않을 경우 수술이 복잡해지고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도 문제다.
서울본원병원 이동오 대표원장은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변형만이 아니라, 발 전체 기능에 영향을 주는 게 큰 문제다"며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를 미루기보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동오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작은 변화라도 그냥 넘기지 말고, 증상이 나타났을 때 정확히 확인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기자
뼈만의 문제 아냐, 환자 상태 맞게 치료
이동오 원장은 약 15년간 족부질환을 연구·치료해온 '발 전문가'다. 서울대병원 진료교수 등을 지내며 족부질환 수술 경험만 1만여건에 이른다. 발목 인대 손상부터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 파열, 지방패드증후군 등 다양한 족부질환을 진료하는 이 원장은 발 전체의 구조와 기능을 살펴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는다. 무지외반증 역시 단순히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정도만 보는 것이 아닌, 발 전체의 균형과 관절 상태를 함께 살핀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발 안쪽 관절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변형이 진행하면 다른 발가락과 발바닥에 부담을 주고 보행에 영향을 준다. 고령층에서는 균형 능력 저하로 낙상 위험도 커진다.
무지외반증이 생기는 원인을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선천적인 발 모양, 가족력, 관절과 인대 형태가 영향을 준다. 발볼이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자주 신는 습관도 변형을 악화시킨다. 무지외반증은 엑스레이로 변형 정도와 관절 상태를 확인해 진단한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무지외반각과 발뼈 사이 각도인 중족골간각 등을 측정해 변형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변형이 경미하고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신발 교정이나 보조기 사용 등을 통해 경과를 관찰한다. 하지만 이미 뼈의 구조적 변형이 생겼다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변형된 뼈를 절골해 정렬을 바로잡고 핀이나 나사로 고정한다. 변형 정도에 따라 절골 위치와 방식을 다르게 적용하며 필요한 경우 엄지발가락 주변 인대와 힘줄 등 연부조직도 함께 교정한다. 고정에 사용한 핀이나 나사는 일반적으로 뼈가 완전히 붙은 후 제거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 상태나 사용한 금속물의 종류에 따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기도 한다. 이동오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 여부는 단순히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통증과 보행 불편, 관절 상태 등을 함께 고려해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최우연
절개 줄인 '최소 침습'으로 수술 부담 낮춰
수술을 망설이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수술 후 통증과 긴 회복 기간에 대한 걱정이다. 이동오 원장은 "주변 사람이 무지외반증 수술 후 통증으로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수술을 고민하는 환자를 자주 접한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환자 부담을 줄이는 치료가 가능해졌다. 서울본원병원에서는 피부에 2~3㎜의 작은 구멍을 두세 개 내고 특수 기구로 변형된 뼈를 교정하는 최소 침습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기존 교정술이 5㎝ 이상의 절개를 필요로 하는 것과 달리 절개 범위와 주변 조직 손상을 줄여 수술 후 통증과 흉터 부담을 낮춘다. 수술 시간은 15~20분이며 수술 다음 날부터 특수 신발을 신고 걸을 수 있어 일상 복귀가 가능하다. 절개 부위가 작다고 해서 수술 과정이 단순한 것은 아니다. 작은 구멍을 통해 변형된 뼈를 정확하게 교정하고 나사를 적절한 위치에 고정해야 하기에 집도의 경험과 세밀한 술기가 필수적이다.
이동오 원장은 국내에 최소 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이 도입되던 초기부터 현재까지 관련 학술 연구와 특허 개발을 이어왔다. 동료 의사들에게 직접 수술법을 교육·전파하기도 한 그는 "최소 침습 수술은 작은 절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뼈를 정확하게 교정하고 고정하는 세부 술기가 핵심이다"며 "환자의 변형 정도와 관절 상태에 맞춰 필요한 만큼 교정하고 안정적으로 고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 발 상태 꾸준히 관리해야
수술이 모든 치료의 끝은 아니다. 수술 후 교정한 뼈가 안정적으로 붙도록 관리해야 한다. 4~6주간 체중이 뒤꿈치에 실리도록 고안된 특수 신발을 착용하고, 뼈가 어느 정도 붙으면 엄지발가락 관절이 굳지 않도록 관절 운동을 시행한다. 일반 신발은 뼈가 완전히 붙는 2~3개월 이후부터 착용하며 발볼이 좁은 구두나 하이힐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발볼이 좁은 신발을 지속적으로 신거나 평발 등 구조적 원인이 있는 경우 다시 휠 수 있어 의료진과 꾸준히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의 변형만 바로잡는 데 그치지 않고 발 전체의 균형과 기능을 함께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발은 작은 뼈와 관절, 인대가 복잡하게 연결돼 몸 전체의 체중을 지탱하는 만큼 변형이 생긴 부위뿐 아니라 보행과 발 전체의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족부는 다양한 원인으로 여러 질환이 나타날 수 있어 그만큼 전문성이 중요하다"며 "수술뿐 아니라 수술 후 관리까지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부분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