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가 호흡기 자극… 폐 건강 위협 반복되는 기침 증상, 폐섬유화증·만성폐쇄성폐질환 의심 한약·침·뜸 활용한 한방요법, 면역력 높이고 증상 조절 도와 기존 호흡기 치료 지속… 금연·운동 등 생활관리 병행해야
환절기에는 일교차와 건조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약해지고 바이러스·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폐질환 환자의 경우, 폐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호흡기 감염까지 겹치면 기존 질환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폐섬유화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 있다면 환절기에 기침·호흡곤란이 심해지는지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대표원장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에는 급격한 기온·습도 변화 탓에 폐질환 증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며 "치료를 유지하면서 폐 상태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남선 대표원장(오른쪽)과 신영경 원장이 폐질환 치료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영동한의원 제공
다양한 폐질환, 검사 통해 감별해야
같은 기침 증상도 폐질환 종류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 예컨대 폐섬유화증은 마른기침과 호흡곤란을 유발하며, COPD는 기침·가래에 숨참 증세가 동반된다. 천식은 찬 공기나 미세먼지 같은 자극에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기침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심해질 수 있다. 환절기에 이런 증상이 두드러졌다면 폐질환이 발생·악화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폐결핵이나 비결핵항산균 감염일 경우 기침과 가래가 오래 이어질 수 있고, 폐암은 쉰 목소리·흉통·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
정확한 감별 진단은 검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검사 없이 환자가 임의로 질환을 구별·판단할 경우, 치료가 늦어지고 폐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2~3주 지속되거나 평소 없던 가슴 답답함이 생기면 폐 검사를 받아 원인을 찾아야 한다.
흉부 X선은 폐의 전반적인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기본 검사다. CT는 폐 조직을 세밀하게 살펴 섬유화 같은 구조적 변화를 확인한다. 폐기능검사는 폐활량과 호흡 기능을 측정한다.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으면 폐 기능이 이전보다 떨어졌는지, 치료 후 변화가 있는지도 비교할 수 있다.
김남선 원장은 "작은 이상 증상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옆구리나 가슴의 뻐근한 통증, 피가 섞인 가래,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줄거나 피로감이 계속되는 경우에도 폐 검사를 고려한다"고 말했다.
한방요법, 면역력 향상·증상 완화 도와
폐질환은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뿐 아니라, 연령, 체력, 기존 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법을 결정·조절한다. 한의원에서는 기관지·폐 면역력 향상을 위해 녹용·녹각교와 홍화자·토사자·우슬·속단 등 30여종의 약재가 들어간 한약을 사용한다. 여기에 우황·사향·침향·녹용 등을 활용한 환제(丸劑)를 병용하기도 한다.
콧물 증상과 기침 증상 완화를 위해 신이화와 금은화를 각각 사용할 수 있으며, 기관지확장증이나 폐질환에 따른 객혈에는 지유초 등을 추가한다. 침·뜸은 보조 치료로 시행하고, 환자에 따라 레이저 치료도 병행한다. 김남선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탕약과 함께 심장 기능, 심폐 면역력을 증진시키는 약재가 더해진 환제를 추가로 복용한다"고 했다.
한방 치료를 받더라도 흡입제·기관지확장제·산소치료 등 기존 호흡기 치료를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 혈압약·당뇨병 약·항응고제 등을 복용하고 있다면 한약 처방 전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특히 갑작스럽고 심한 호흡곤란이나 흉통, 청색증, 의식 저하, 고열, 객혈 등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처치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개선, 선택 아닌 필수
환절기 폐질환 악화를 막고 한방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흡연은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악화시키고 폐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만성 폐질환 환자는 감기나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운동은 강도보다 지속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무리한 운동이 아닌, 현재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중 지나치게 숨이 차거나 어지럽다면 즉시 멈춰야 한다. 탈수는 가래 증상을 악화할 수 있으므로, 특별한 제한이 없다면 수분 역시 적절히 섭취·보충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폐질환 환자는 담배 연기는 물론, 먼지나 유해 가스에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호흡곤란과 함께 기력 저하와 무력감, 소화 불량이 동반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침·뜸', 보조 치료로 활용]
한의원에서는 폐질환 치료 시 다양한 한약재와 함께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침이나 뜸을 활용하기도 한다. 침과 뜸은 손상된 폐 조직 자체를 직접 치료하거나 폐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아니지만, 자율신경과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신체의 전반적인 조절 기능에 자극을 준다. 이를 통해 기침·가래·호흡곤란 등 폐질환에 따른 호흡기 증상을 관리하고, 환자가 느끼는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침·뜸은 기침·가래·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관리하는 보조 치료로 활용한다. /영동한의원 제공
구체적인 치료 방법은 앓고 있는 폐질환의 종류와 증상,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선택한다. 같은 폐질환이라도 기침이나 가래가 주된 증상이거나 호흡곤란이 심한 경우에는 침·뜸을 적용하는 부위가 달라질 수 있다. 치료 후 환자의 증상 변화를 살피면서 치료 방법을 조절하기도 한다.
김남선 원장은 "침이나 뜸의 효과는 폐질환의 원인과 진행 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며 "기존 치료를 대체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기보다, 증상 관리와 불편 완화를 위한 보조적인 치료로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