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맘 다스리기>
암은 외과적 수술이나 약물·방사선만으로 완전히 없애기 힘듭니다. 근본적인 마음의 문제와 생활습관을 고쳐야만 암이 잘 치료되고 재발하지 않습니다. 심신안정을 통해 면역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암 맘 다스리기’ 칼럼을 연재합니다. 암 치료에 심신의학을 접목해 국내에 처음 소개한 김종성 목사의 칼럼입니다. 몸과 마음의 조화를 이뤄 질병을 개선하고 예방하는 학문인 심신의학 전문가이기도 한 김종성 목사의 칼럼을 통해 마음과 생활을 돌아보는 시간 가져보세요!
암을 진단 받으면 누구나 두려움과 슬픔의 감정을 느낍니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어떤 암에 걸렸는지, 몇 기인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암 환자가 됐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됩니다.
흔히 암 선고를 받으면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의 5단계를 거친다고 알려져 있듯, 이때 생기는 여러 감정 변화는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감정은 인간이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갖추게 된 중요한 신호체계이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하며 마음이 쉴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합니다.
암에 걸렸다는 사실 자체가 충분히 슬픈 일입니다. 눈물이 나고, 두렵고, 앞으로의 삶이 걱정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슬픔이 삶 전체를 집어삼키는 상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마음을 돌보는 것입니다. 슬프더라도 여전히 가족과 친구를 만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의 삶을 이어가는 것입니다. 암에 대한 걱정이 있더라도 삶의 모든 순간을 죽음과 연결해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반면, 슬픔이 아닌 우울이 깊어지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집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고 싶어집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죽음에 대한 생각이 반복됩니다.
암 진단으로 인해 슬픔을 느끼는 것과 우울증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슬퍼도 괜찮고 두려워도 괜찮습니다. 다만 그 감정을 혼자 끌어안은 채 마음속에 가둬두기보다 적절한 방법으로 풀어내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잘 보여준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유방암 클리닉 실험을 하나 소개합니다. 5년간 유방암 환자들을 무작위로 병원 치료만 하는 그룹과 병원 치료와 함께 매주 한 번씩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는 그룹으로 분류했습니다. 그 결과, 마음의 이야기를 나눈 유방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보다 평균 두 배 이상 오래 생존했고 재발률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마음을 풀어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나 사실 많이 무섭다”, “요즘 마음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세요.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속에 쌓인 긴장이 조금씩 풀릴 수 있습니다.
가까운 사람에게 털어놓는 게 어렵다면 제 3자의 도움을 받아도 좋습니다. 다니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암 환자 프로그램이나 정신건강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암 환자 지지 모임도 추천합니다. 동병상련이라고 암 환자의 고충은 같은 암 환자가 가장 잘 알아줍니다. 이미 암을 이겨낸 선배, 더 이후에 진단받은 후배들과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나누다보면 투병 과정에서 필요한 조언과 함께 자신의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종교와 영성도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암 투병이라는 힘든 시간을 지나면서 그동안 잊고 지냈던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고, 앞으로 무엇을 위해 살아갈 것인지 새로운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매 순간 강할 필요는 없습니다. 울어도 되고 무서워해도 되고 한동안 힘들어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을 혼자 견디며 마음속에 가둬두지 않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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