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오를 땐 괜찮은데, 내려오면 시큰… 퇴행성관절염 아닌 ‘이 병’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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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47세 여성 A씨는 올해 4월 병원을 찾았다. 한 달 전부터 계단을 내려올 때마다 무릎 앞쪽이 시큰거렸고, 오래 앉아 있다 일어설 때도 통증이 느껴졌다. 연골주사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계속돼,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 ‘대퇴슬개 연골연화증’으로 진단됐고, 관절경 수술 후 현재 재활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척편한병원 정형외과 김경운 원장은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 앞쪽이 아프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슬개골과 대퇴골이 부딪히는 ‘대퇴슬개 연골연화증’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며 “초기에는 회복 가능한 상태지만 방치하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퇴슬개 연골연화증은 무릎 앞쪽의 슬개골과 허벅지뼈인 대퇴골이 맞닿으면서 연골에 변화가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연골이 닳기보다 압박으로 붓는 변화가 나타나며, 이 상태에서 무릎을 반복해서 굽히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무릎을 편 상태에서는 슬개골과 대퇴골이 거의 닿지 않지만, 무릎을 굽히면 두 뼈 사이 간격이 좁아지면서 압력이 커진다. 체중을 실은 채 무릎을 굽히는 계단 내려가기나 스쿼트에서 이 압박이 커지면서 무릎 앞쪽 통증이 두드러진다. 오래 앉아 무릎을 굽힌 자세를 유지한 뒤 일어설 때도 같은 이유로 통증이 나타난다. 김경운 원장은 “계단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올 때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며 “체중을 지탱하면서 무릎을 굽히는 동작에서 슬개대퇴관절의 압박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슬개골이 움직이는 길이 틀어지는 것도 통증을 키운다. 대퇴사두근이 약해지거나 선천적인 정렬 이상이 있으면 슬개골이 한쪽으로 치우치면서 특정 부위에 압력이 집중된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줄어든 사람에게 이전에는 없던 무릎 앞쪽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과는 연골 변화가 다르다. 대퇴슬개 연골연화증은 초기에는 연골이 붓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된 상태다. 김경운 원장은 “MRI로 연골 상태를 확인하면 두 질환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통증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대퇴사두근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초기에는 소염진통제와 물리치료로 통증을 조절하고, 무릎을 편 상태에서 다리를 들어 올리는 직거상 운동으로 근력을 키운다.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관절경을 이용해 외측 지지대의 긴장을 풀어 슬개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는 외측 지지대 유리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김경운 원장은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러닝이나 스쿼트를 계속하면 슬개골과 대퇴골의 마찰이 반복돼 연골이 계속 자극받는다”며 “직거상 운동으로 대퇴사두근을 먼저 강화한 뒤 기댄 스쿼트, 일반 스쿼트, 웨이트를 더한 스쿼트 순으로 운동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