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사진 찍었더니 치매 위험이 보였다… 국내 연구진 AI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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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안저 사진의 어느 부위를 보고 판단했는지 보여주는 히트맵./사진=서울대병원 제공
망막 안저 사진만으로 현재 치매 여부를 선별하고 향후 치매 발생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AI가 치매 위험을 판단한 근거를 망막의 특정 부위로 제시할 수 있어 향후 임상 활용 가능성도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 자이메드 장주영 박사, 서울의대 의료빅데이터연구센터 한창호 연구조교수·의과학과 김재원 박사 공동 연구팀은 2004~2016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 수검자 3만6322명의 안저 사진 10만8008장을 활용해 치매 선별·예측 AI 모델을 개발하고 성능을 평가했다.

치매는 임상 평가와 인지검사, 뇌 MRI 등을 종합해 진단하지만 비용과 접근성 등의 문제로 대규모 선별검사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뇌의 혈관과 신경 변화가 반영될 수 있는 망막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안저 촬영 전후 2년 이내 치매 진단을 받은 1001명을 치매군으로 분류하고 대조군과 비교해 15가지 AI 모델을 개발했다. 그 결과 수백만 장의 안저 사진으로 사전 학습된 파운데이션 모델 ‘RETFound-MAE’에 부분 미세조정 전략을 적용한 모델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 AI의 현재 치매 선별 성능을 나타내는 AUROC는 0.750, 향후 치매 발생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C-index는 0.812로 나타났다. 기존 임상 치매 위험평가 도구인 CAIDE의 AUROC 0.624, C-index 0.689보다 높은 수치다.

나이와 성별 등 기존 치매 위험요인을 보정한 뒤에도 AI 점수가 높을수록 현재 치매와 향후 치매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기존 위험요인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정보를 안저 사진에서 추가로 찾아낼 가능성을 보여준 결과다.

AI의 판단 근거를 확인한 결과에서는 시신경유두와 그 주변 영역에 높은 주목도가 나타났다. 특히 시신경유두 전체의 주목도가 일반 주변 영역보다 5.72배 높았으며, 시신경유두의 귀쪽 영역과 유두황반다발, 주변부 등에서도 높은 주목도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부위가 기존 연구에서 치매와 관련된 망막 영역으로 보고된 곳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AI가 생물학적으로 타당한 신호를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위험평가 도구와 AI를 함께 활용했을 때 AUROC는 0.749에서 0.774로 향상됐다. AI가 기존 치매 위험평가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방식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박상민 교수는 “추가적인 고비용 검사 없이 일상 검진 데이터를 활용하는 이번 AI 기술이 치매 예방과 조기 개입 전략에서 유용한 보조 도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