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일상 속 잘못된 습관들이 치매 그림자를 서서히 드리우며 뇌를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치매 예방을 위해 고쳐야 할 습관 세 가지를 꼽아본다.
◇난청 방치하기
나이가 들면 TV 소리를 키우거나 대화 중 “뭐라고?” 하고 되묻는 일이 늘어난다. 이러한 난청을 방치하면 뇌가 소리를 해석하는 데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이와 같은 변화가 오래 이어지면 뇌가 받는 자극이 줄어드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사협회 신경학 저널(JAMA Neurology)’ 연구에 따르면 난청이 있는 사람을 다룬 기존 연구 31건, 13만7484명을 분석했을 때, 적게는 2년에서 길게는 25년 동안 추적한 장기 연구들만 모아 보면 보청기를 사용한 난청자는 보청기를 쓰지 않은 난청자보다 치매 등 인지 기능 저하 위험이 19% 낮게 관찰됐다.
◇외출 안 하기
낮에 바깥 빛을 거의 보지 않는 습관도 뇌 건강과 관계가 있다. 낮에는 밝고 밤에는 어두워야 뇌가 하루 리듬을 구분한다. 낮에도 커튼을 친 채 실내조명만 쬐면 생체리듬이 흐려지고, 밤잠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 뇌가 낮과 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수면, 각성, 호르몬 분비 리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학술지 ‘일반정신의학(General Psychia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치매가 없던 실험 참여자 8만7577명의 빛 노출을 손목에 착용한 장치로 일주일 동안 측정한 뒤 평균 8.1년 추적했을 때, 낮 동안 평균 1000럭스(흐린 날 창가 정도) 이상 빛을 받은 사람은 그보다 어두운 환경에 주로 있던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16% 낮았다. 5000럭스 이상 밝은 빛을 하루 약 42분 이상 받은 사람도 치매 위험이 낮게 관찰됐다.
◇낙상 후 병원 안 가기
넘어져 머리를 부딪쳤는데 혹만 났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낙상한 뒤 뇌 안쪽에 출혈이 생겨도 처음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외상성 뇌손상(충격으로 뇌 기능이 흔들리거나 손상되는 상태) 등을 주의해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인지 기능 문제와도 연결된다. 학술지 ‘란셋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상 279만4852명을 분석했을 때, 외상성 뇌손상 병력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전체 치매 위험이 1.24배 높았고, 외상성 뇌손상 기록이 다섯 번 이상인 사람은 위험이 2.83배 높게 관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