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남성, 차 안에서 유방암 증상 알아챘다는데… 무슨 사연?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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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는 드물다고 여겨지는 유방암을 가슴 속 작은 멍울을 통해 발견하고 치료 중인 6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미러
전체 유방암 환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으로 극히 적지만,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의 영향으로 환자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 유방암 환자 수는 2019년 711명에서 2023년 934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남성에게는 드물다고 여겨지는 유방암을 가슴 속 작은 멍울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 중인 6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각) 영국 외신 미러(Mirror)에 따르면 영국 에식스주에 거주하는 줄리안 알버트(63)는 2023년 초 운전 중 안전벨트를 매다가 왼쪽 가슴에 압통을 느꼈다. 해당 부위를 만져보니 완두콩 크기의 작은 멍울이 만져졌지만, 1차 진료에서 "별일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이후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약 12kg이나 급감했고, 수영하던 중 가슴을 만졌다가 몇 달 전 만져졌던 멍울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병원을 다시 찾아 초음파 검사와 조직 생검을 진행했고, 같은 해 8월 유방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알버트는 수술을 통해 왼쪽 유방 조직과 유두를 절제하고 종양을 제거했다. 이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3년 뒤인 최근 수술 흉터 부위 피부가 울퉁불퉁해진 것을 발견하고 검사한 결과 미세한 재발이 확인돼 2차 제거 수술을 받았다. 현재 예방적 방사선 치료를 앞둔 알버트는 "남성도 유방암에 걸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며 "남성들은 증상을 무시하다가 너무 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 만큼, 몇 달에 한 번씩이라도 가슴에 이상이 없는지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륜 밑 단단한 멍울 주의

유방암은 여성에게만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남성도 여성과 마찬가지로 유선 조직을 가지고 있어 유방암이 발생할 수 있다. 주요 발병 원인으로는 체내 여성 호르몬의 상대적 과다 분비나 남성 호르몬 부족 등 호르몬 불균형이 꼽힌다.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BRCA' 유전자 변이가 있거나 간 질환으로 인한 호르몬 대사 이상, 고령, 비만 등도 위험 요인이다.

남성 유방암은 주로 한쪽 유방에서 발생하며, 단순한 여성형 유방증이나 양성 멍울과 구별해야 한다. 젖꼭지 주변이나 유륜 바로 밑에서 통증 없는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암이 진행되면 유두에서 핏빛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가 안으로 함몰될 수 있으며, 유방 주변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경각심 낮아 늦게 발견

남성 유방암은 정기 검진이 일반화돼 있지 않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대다수 환자가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 이상에서 병원을 찾는다. 멍울을 발견하더라도 단순 여유증으로 오인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병을 키우기 쉽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남성 유방암 환자 약 1만5000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8.7%가 암이 전이된 말기 상태에서 처음 진단받았다. 병기에 따른 예후 차이도 극명했다. 조기에 진단받은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98.7%에 달했으나, 말기에 발견된 환자군의 5년 생존율은 25.9%에 불과했다.

남성 유방암 치료는 여성과 동일하게 수술을 기본으로 하며, 병기에 따라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항호르몬 요법을 병행한다. 남성은 유방 지방 조직이 적어 종양이 피부나 근육으로 쉽게 침범하므로, 가슴에 만져지는 멍울이나 피부 변화가 있다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