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는 10시, 저녁은 6시에… 살 빠지고 뇌 기능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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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식사 시간을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시간제한 식사’가 일부 인지 기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식사 내용뿐 아니라 언제 먹느냐가 나이가 들수록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중 식사 시간을 일정한 범위로 제한하는 ‘시간제한 식사’가 일부 인지 기능 향상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럿거스대 연구팀은 과체중 또는 비만으로 분류된 폐경 후 여성 4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했다. 한 그룹은 하루 12시간 이내에 모든 음식을 섭취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은 식사 가능 시간을 9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9시간 제한 그룹은 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식사했으며, 실제 평균 식사 시간은 8.2시간이었다. 두 그룹 모두 하루 섭취 열량을 500kcal 줄였다. 연구 시작과 6개월 후에는 지능, 기억력, 학습 능력, 반응 속도 등을 평가하는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6개월 후 두 그룹 모두 평균 약 6.8kg의 체중을 감량했다. 다만 하루 8~9시간 안에 식사를 마친 그룹은 문제 해결 능력과 공간 계획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에서 유의하게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공간 계획 능력은 행동하기 전에 앞으로의 과정이나 결과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능력이다.

시간제한 식사를 한 그룹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에서도 실수가 적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반응 속도와 멀티태스킹 능력에서도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체내 염증이나 영양소에 대한 신체 반응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식사하는 방식이 신체의 생체리듬과 더 잘 맞기 때문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터프츠 메디컬센터 프랜시스 스턴 영양센터의 산드라 장 영양사는 “신진대사와 혈당 조절, 수면 등은 모두 일상적인 생체리듬을 따른다”며 “늦은 시간까지 식사하면 이러한 과정에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터프츠 메디컬센터 신경심리학 책임자인 데이비드 캐폰 박사는 밤 동안 음식 섭취를 중단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체중 감소뿐 아니라 혈당 조절 등 대사 건강이 개선되고, 신진대사가 신체의 생체시계와 더 잘 맞춰졌을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러한 변화가 종합적으로 뇌가 보다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데 도움을 줬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만으로 시간제한 식사가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기전을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영양사 케리 간스는 “소규모 예비 연구이고 인지 기능 중 일부에서만 개선이 나타났다”며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특정 식단이 치매를 확실하게 예방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미국 프로비던스 세인트존스 헬스센터 신경과 전문의 클리퍼드 세길 박사는 “현재까지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확립된 식단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지 건강을 위해 전반적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첨가당 섭취를 줄이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서 꾸준히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단백질과 채소, 과일, 식이섬유가 풍부한 탄수화물, 건강한 지방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산드라 장 영양사는 “엄격한 금식 시간을 정하기보다는 깨어 있는 시간에 맞춰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고, 에너지와 식욕을 조절하면서 전반적인 식단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인지 건강을 위해 권하는 식단 중 하나가 MIND 식단이다. MIND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DASH 식단의 특징을 결합한 것으로, 통곡물·콩류·채소·과일·견과류 등 가공이 적은 식물성 식품을 중심으로 한다. 생선과 가금류 섭취를 권하고 포화지방과 첨가당은 줄이는 것이 특징이다. MIND 식단을 충실히 따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12~13%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열린 미국영양학회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