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레이저’ 받고 살 썩었다… 40대 남성, 무슨 일?

[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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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침습 레이저 수술을 받은 40대 남성이 수술 직후 살이 썩어 들어가는 희귀 합병증을 얻은 사례가 보고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작용이나 합병증 발생 비율이 극히 낮아 안전하다고 알려진 최소침습 레이저 수술을 받은 40대 남성이 수술 직후 살이 썩어 들어가는 희귀 합병증을 얻은 사례가 보고됐다.

벨기에 안트베르펜대학병원 외과 의료진에 따르면 49세 남성은 엉덩이 골 위쪽 꼬리뼈 부위에 생긴 만성 모소낭 진단 후 모소낭 레이저 폐쇄술(SiLaC·Sinus Laser-assisted Closure)을 받았다. 모소낭은 주로 엉덩이 꼬리뼈 부근 피부 아래에서 털이 피부와 피하 조직을 침범하면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주로 털이나 피지 분비량이 많고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활발한 사람일수록 생기기 쉽다. 환자가 받은 레이저 수술은 부작용이나 감염 위험이 4~5%로 낮은 수준으로 보고돼 당일 퇴원이 가능한 치료법으로 통한다.

그러나 환자는 수술을 마치고 당일 퇴원한 지 하루 만에 39.4도에 달하는 고열과 함께 수술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느껴 응급실을 찾았다. 검사 결과 수술 부위 주변 피부에 봉와직염 증상이 나타났다. 의료진은 즉시 항생제를 투여했으나, 추가로 진행한 초음파와 복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에서 피하 조직에 공기가 찬 모습이 확인됐다. 공기 가스는 모소낭이 위치했던 꼬리뼈 수술 부위에서 시작해 흉추 부위까지 올라갔으며, 직장 주변과 회음부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살과 피하 조직이 썩어 들어가는 급성 괴사성근막염이 발생한 것이다.

의료진은 즉시 응급 수술을 단행해 괴사된 부위를 절제하고 축적된 체액을 배출시키는 세척·배액관 삽입술을 시행했다. 검사 결과, 환자의 혈액과 수술 부위 조직에서는 주로 피부나 장관에 서식하는 '스트렙토코쿠스 디스갈락티에' 균이 검출됐다. 다행히 빠른 응급 수술과 집중 항생제 치료 덕분에 환자는 추가적인 괴사 발생 없이 수술 6일 만에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레이저 수술 자체는 문제가 없었지만, 수술 과정에서 모소낭 피하 조직에 있던 세균이 내부에 봉인되면서 급격히 증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레이저의 열 효과로 모소낭 입구가 닫히면서 내부에 남아있던 균이 독소를 배출해 급성 괴사성 근막염으로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괴사성근막염은 세균이 피하 조직과 근막을 따라 번지며 조직을 빠르게 썩게 만드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단순 피부 염증이나 봉와직염처럼 보여 진단이 늦어지기 쉽지만,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발성 장기 부전이나 쇼크를 유발해 생명을 위협한다. 고열과 함께 상처 부위에 비해 터무니없이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방치할 경우 전신 쇼크로 이어져 치사율이 높다. 따라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즉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한다. 빠른 진단과 함께 괴사한 조직을 즉시 제거하는 수술적 처치, 그리고 적절한 광범위 항생제 투여가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이다.

의료진은 "최소침습 레이저 수술이 부작용이 적고 안전하다 하더라도 극히 희귀한 치명적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수술 후 고열이나 심한 통증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례는 '큐레우스(Cureus)' 저널에 지난 12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