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해로운 술’은 이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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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보다 중요한 것은 음주 습관이다. 당장 금주가 어렵다면 음주량, 빈도를 조절해야 한다.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술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쉽게 끊을 수 없는 게 술이기도 하다. 이런 연유로 애주가들은 ‘그나마 덜 해로운 술’을 찾곤 한다.

대표적인 게 와인이다. 레드와인에는 ‘레스베라트롤’이라는 폴리페놀이 함유돼 있는데, 심지어 이 성분은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레드와인이 심장에 좋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와인만으로는 심장 보호 효과를 볼만큼 레스베라트롤을 충분히 섭취할 수 없다. 2016년 미국영양학회 학술지 ‘어드밴시스 인 뉴트리션(Advances in Nutrition)’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레스베라트롤 1g을 레드와인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최소 약 500L를 마셔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레스베라트롤 섭취가 목적이라면 포도, 블루베리, 호두를 먹는 게 낫다. 이들 식품에는 다른 유익한 영양소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미국 영양사 로렌 파노프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현지 건강 매체 ‘베리웰헬스’를 통해 “와인을 적당량 섭취한다고 해도, 정기적으로 마시면 유방암·대장암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맥주 또한 다른 술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낮아 비교적 부담 없이 마시곤 한다. 발효음료다보니 장 건강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맥주 역시 알코올이 들어간 술이다. 알코올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다. 맥주라고 해서 꼭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도 아니다. 일부 수제 맥주는 일반적으로 마시는 캔 맥주보다 도수가 높다. 로렌은 “장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원한다면 케피어(발효유)나 김치, 된장을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고 말했다.

결국 주종보다 중요한 건 음주 습관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금주가 가장 좋겠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음주량, 빈도 등이라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주량을 알아두고 과음하지 말아야 하며, 한 번에 많은 양을 빠르게 마시거나 도수가 높은 술을 자주 마시는 행위 또한 삼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를 낮추고 신경계에 가해지는 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음주 중 물이나 음료수를 적절히 마실 경우 수분을 보충하고 알코올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숙면을 위해 술에 의존하는 것은 금물이다. 잘 때마다 술을 찾으면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술에 대한 의존성만 높아진다. 국제학술지 ‘슬립 어드밴스즈(Sleep Advance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과음·폭음하는 사람은 술을 가볍게 마시는 사람보다 수면의 질이 나쁠 위험이 최대 3배 이상 높았다.

로렌은 “알코올 섭취에는 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안전한 양’이란 없다”며 “알코올은 특정 약물과 상호작용해 고혈압, 불안 장애, 역류성식도염, 간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특정 암이나 간질환, 심장질환, 우울증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