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입니다” 의사의 말… 환자는 치료 필요성 낮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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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사가 환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증상을 ‘정상’이라고 설명하면 오히려 치료를 받으려는 의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사는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는 의미로 정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환자는 이를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레이디 경영대학원 연구진은 폐경, 편두통, 치과 통증, 계절성 알레르기, 혈당 상승 등 다양한 건강 상태를 대상으로 정상이라는 표현이 환자의 치료 의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총 9371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일반인과 의료진에게 실제 진료 상황과 유사한 사례를 보여주고, 의료진이 증상을 정상이라고 설명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 환자의 치료 의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비교했다. 의료진이 예상한 환자의 반응과 실제 환자의 반응도 비교했다.

그 결과 의료진이 증상을 정상이라고 설명했을 때 환자는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반면 의료진은 정상이라는 표현이 환자의 불안을 줄여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거나 치료 의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의료진과 환자가 정상이라는 말을 서로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의료진은 정상을 흔하게 나타나고 의학적으로 잘 알려진 증상이라는 의미로 사용하지만, 환자는 증상이 받아들일 만하거나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일부 환자는 폐경으로 불편한 증상을 호소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설명을 들은 뒤 자신의 증상을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연구진은 이후 편두통, 치과 통증, 계절성 알레르기, 혈당 상승 등으로 범위를 넓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질환 종류와 관계없이 의료진이 정상이라고 설명하면 환자가 치료 필요성을 낮게 받아들였다.

연구진은 "의료진이 환자의 증상을 정상이라고 설명하면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적어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환자들은 정반대로 반응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를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정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환자가 어떤 의미인지 혼동하지 않도록 치료 필요성 등을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휴먼 비헤이비어(Nature Human Behaviour)’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