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하는 건 흔한 일… ‘치매’ 심각하게 의심해야 할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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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쉽게 하던 일을 갑자기 하지 못하는 등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면 치매 신호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방에 들어갔는데 왜 왔는지 순간적으로 잊거나, 리모컨을 어디에 뒀는지 생각나지 않는 일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이런 깜빡함은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호르몬 변화, 비타민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예전에는 쉽게 하던 일을 갑자기 하지 못하는 등 뚜렷한 변화가 생긴다면 치매 신호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영국 스털링대 준 앤드루스 명예교수는 최근 '데일리메일'을 통해 "중년이나 노년층은 기억력이 떨어지면 치매가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은 치매가 아니지만, 평범한 기억 실수와 주의해야 할 신호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단순히 무언가를 잊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잘하던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됐는지다. 전화번호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는 것은 심한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은 기억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버드의대 연구진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사람에서 기억력 저하와 뇌 부피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반면 평소 능숙하게 쓰던 휴대전화를 다루지 못하거나, 익숙했던 업무를 갑자기 수행하기 어려워졌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앤드루스 교수는 "중요한 것은 예전의 자신과 비교해 능력이 달라졌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사람 이름을 헷갈리는 것과 얼굴 자체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도 다르다. 가족이나 지인의 이름이 순간적으로 떠오르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이름과 헷갈리는 것은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도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가까운 가족을 보고도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한다면 주의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살펴봐야 한다. 낯선 호텔방에서 잠에서 깬 직후 잠시 '여기가 어디지?'라고 생각했다가 주변을 보고 곧 상황을 이해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다. 반면 익숙한 장소에서도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하거나, 시간이 지나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치매와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평소 쉽게 하던 일상생활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것도 경고 신호다. 세탁기 사용법이 헷갈리거나 평소 하던 요리를 하지 못하고, 대화나 설명을 따라가기 어려워지는 식이다. 앤드루스 교수는 "이전에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하던 기기를 다루지 못하거나 지시를 따라가기 어려워졌다면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있다고 해서 모두 치매인 것은 아니다. 감염, 비타민 결핍, 갑상선 문제, 수면 부족, 스트레스 등도 기억력과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사별과 같은 큰 스트레스나 폐경기에도 이른바 '브레인 포그'가 나타나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거나 기억력이 떨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따라서 기억력이나 사고력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느껴진다면 스스로 치매라고 단정하기보다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