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식·야식이 가장 위험… 약 먹어도 위산 역류 반복되면 수술이 효과적”

‘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위식도역류질환 명의’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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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광명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사진=신지호 기자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민 11명 중 1명꼴이며, 20~40대 환자만 2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젊은층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식과 야식, 커피 섭취 증가, 비만, 스트레스 등 생활습관 변화가 환자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위식도역류질환의 증상으로는 가슴 쓰림이나 신물 역류가 잘 알려져 있지만 목 이물감, 만성 기침 역시 흔하다. 증상이 심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데 장기 복용이 부담되는 환자에게는 항역류수술도 효과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 위식도역류질환에 대해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박중민 교수에게 물었다.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수가 증가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식생활 변화다. 과식, 야식, 기름진 음식, 커피 섭취가 늘면서 역류가 잘 일어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두 번째는 비만이다. 복부 압력이 높아지면 위에도 압력이 가해져 역류가 쉽게 발생한다. 마지막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산 분비가 늘고 위 운동 기능이 떨어지면서 역류가 일어나기 쉬워진다. 여기에 건강검진이 보편화되고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더 많이 진단되는 측면도 있다.”

-커피가 위식도역류질환을 유발하나?
“카페인이 하부식도괄약근의 압력을 낮춘다. 정상적으로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지 못하도록 막아주는데 카페인이 이 기능을 약화시켜 역류가 쉽게 발생한다.”

-구조적인 원인도 있을 것 같은데?
“대표적인 원인이 식도열공탈장이다. 횡격막의 구멍(식도열공)을 통해 위의 일부가 가슴 쪽으로 튀어나오는 질환인데 이와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증상이 더 심하고 합병증이 동반될 가능성도 높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잘 조절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수술 대상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그러나 위식도역류질환은 구조적 원인보다 앞서 말한 식습관, 비만,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언제 병원을 찾으면 되나?
“가슴 쓰림이나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목 이물감이나 만성기침이 계속되는데 이비인후과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생활습관을 개선해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검사를 권한다.”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위식도역류질환은 암처럼 병기가 있는 질환은 아니다. 다만 치료하지 않으면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행하고 식도궤양이나 식도협착, 바렛식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의 전단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위식도역류질환은 매우 흔한 질환인 반면 식도암은 매우 드물다. 위험도가 다소 증가하는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옵션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수술치료다. 생활습관 교정은 덜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기 쉬운데 모든 치료의 기본이자 필수 지침이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하는 식습관은 과식과 야식이다. 특히 야식 섭취 후 곧바로 누우면 위 내용물이 역류한 상태에서 잠들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식사 후 최소 2~3시간은 눕지 않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근본적인 치료제라고 볼 수 있나?
“그렇진 않다. 위산분비억제제(PPI)는 위산 분비를 줄여 증상을 조절하는 약이지, 역류가 일어나는 기능적 원인인 하부식도괄약근의 기능 저하를 고쳐주지는 못한다. 쉽게 말해 위산의 산성도를 낮춰 식도가 받는 피해를 줄이는 개념이다. 약을 끊으면 증상은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약물 복용을 중단했을 때 증상이 심해지기도 한다는데?
“‘반동 현상’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PPI를 복용하는 동안 위산 분비가 억제되면, 우리 몸은 이를 보상하려고 ‘가스트린’이라는 호르몬 분비를 늘려 위산 분비 세포를 계속 자극한 상태로 유지한다. 이 상태에서 약을 갑자기 끊으면 억제되어 있던 위산 분비 세포가 한꺼번에 활성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위산이 평소보다 더 많이 분비되는 반동성 산분비 과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심해져 불편감이 커질 수 있다.”

-수술은 언제 고려하나?
“24시간 산도검사와 식도내압검사로 실제 역류 여부와 다른 식도질환이 아닌지를 먼저 확인한다. 이후 약물치료 효과가 없거나, 약은 잘 듣지만 평생 복용을 원하지 않는 경우, 식도협착이나 바렛식도 같은 합병증이 있는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먼저 벌어진 횡격막 틈(식도열공)을 봉합해 항역류 장벽을 복원하고, 가슴 쪽으로 올라간 식도를 충분히 복강 안으로 내려 정상 위치를 회복시킨다. 마지막으로 위의 윗부분(위저부)으로 식도 하부를 360도 또는 180도 감싸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을 강화해 위산 역류를 차단한다. 장기를 절제하는 수술이 아니라 구조를 바로잡아 기능을 회복시키는 최소침습 수술로 대부분 복강경으로 시행하며, 수술 시간은 1~1시간 30분,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비교적 회복이 빠른 편이다.”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항역류수술은 1956년 처음 발표돼 1990년대 초 복강경 방식이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오랜 기간 동안 시행돼 그 효과가 충분히 검증됐다. 장기 추적 연구를 보면 수술 후 5~10년이 지나도 상당수 환자가 지속적으로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증상 없이 지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20년 장기 추적 연구에서도 수술이 약물치료와 대등하거나 어떤 증상에서는 더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환자 10명 중 9명이 만족했다는 보고도 있다.”

-수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그렇다. 앞서 말한 식도 과민성이나 기능성 역류처럼 위산 역류량보다 식도의 예민한 반응이 증상의 주된 원인인 경우, 수술을 해도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또 목이나 호흡기 쪽 비전형적 증상만 있고 전형적인 역류 증상이 없는 경우, 그리고 정밀검사에서 역류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수술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수술 후 발생하는 합병증은 없나? 
“수술 직후 2~4주간 나타나는 삼킴 불편감은 수술 부위의 부종과 일시적인 식도 운동 저하로 인한 정상적인 회복 과정이다. 대개 2주째부터 좋아지기 시작해 늦어도 2개월 안에는 대부분 호전된다. 만약 이러한 불편감이 2개월이 지나도 계속된다면 수술 부위가 너무 조여졌거나, 모양이 변형됐거나, 열공 탈장이 재발하거나, 랩(wrap)이 미끄러진 경우일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약이 잘 듣는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나?
“가능하다. 오히려 약이 잘 듣는 것은 위산 역류가 확실하다는 의미여서 수술 효과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 수술은 최후의 수단이라기보다 약물치료와 나란히 놓인 대안 치료라고 보는 것이 맞다.”

-약이 전혀 안 듣는 난치성 환자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증상이 위식도역류 자체에 의한 것이라면, 약 효과가 없어도 수술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식도가 산에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도 과민성이나 기능성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약뿐 아니라 수술의 효과도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 전 식도기능검사 등을 통해 실제 역류가 원인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박중민 교수는…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중앙대광명병원 외과 진료과장이다.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대한외과학회와 대한위암학회,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등에서 학술 및 교육 활동을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복강경·로봇수술을 이용한 위암과 항역류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대한외과학회와 대한위암학회 등에서 다수의 학술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