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셰프들 놀랐다”… 한국 음식, 왜 이렇게 달아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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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와 같이 짭짤한 한식에 설탕과 물엿 사용이 늘며 ‘단짠’ 조합이 한국 외식 문화 전반에 스며들었다. /사진=유튜브 채널 ‘디글’ 캡처
한국 외식 문화 전반에 단맛이 스며들면서 건강에 경고등이 켜졌다. 매콤하고 짭짤한 한식에 설탕과 물엿 사용이 늘며 ‘단짠’ 조합이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언더커버 셰프’에서는 유명 셰프 정지선(43)이 중국 청두를 찾아 현지인들에게 불고기와 한국식 짜장밥을 선보였다. 음식을 맛본 현지 셰프와 직원들은 한목소리로 “음식이 너무 달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맛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식사 메뉴에 들어간 단맛이 강하게 다가오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 소비자의 불고기 기호도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반응과 달리 중국 소비자는 높은 설탕 함량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국 음식에서 단맛이 주요 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설탕 대중화와 외식업 경쟁이 만든 ‘단맛의 역사’
한식은 언제부터 달아졌을까. 전문가들은 ‘설탕 대중화’와 ‘외식 문화 확산’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임경숙 전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통 한식이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설탕 가격이 낮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져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 한식은 조청이나 과일 등 자연 재료로 은은한 단맛을 냈다. 그러나 설탕과 물엿이 대중화하고 외식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정한 맛을 유지하고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고자 단맛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불고기·갈비·제육볶음·떡볶이·양념치킨 등 대중 음식에 단맛과 짠맛을 동시에 쓰는 이유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이 같은 식생활 변화를 반영해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의 당류 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부르는 당류 섭취 증가
한국인의 단맛 선호에는 ‘단짠’ 문화와 심리 상태가 영향을 미친다. 국내 성인의 식습관 분석 연구를 보면 짠맛을 선호하는 사람일수록 당류 섭취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짠맛과 단맛 선호가 서로 연결돼 식사류 당류 섭취 빈도를 높이는 셈이다. 단맛은 짠맛이나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지만, 자극에 익숙해질수록 더 강한 맛을 찾게 만든다.

스트레스도 단맛 갈망을 부추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늘어 고열량 음식을 찾게 된다. 단 음식은 뇌 보상체계를 자극해 일시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국내 대학생 연구에서도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 초콜릿, 케이크, 단 음료 섭취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과도한 당류 섭취는 복부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해 대사증후군과 제2형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식재료 본연의 맛 살리고 당류 줄여야
건강하게 한식을 즐기려면 조리 과정에서 단맛을 낮춰야 한다. 양념을 만들 때 설탕 대신 양파·배·사과 같은 자연 재료를 활용하면 당류 사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시판 고추장, 양념장, 김치 등 가공식품을 구매할 때도 영양성분표를 확인해 당류 함량을 비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대체감미료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단맛 자체에 친숙해진 입맛을 바꾸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을 위해 첨가당 섭취량을 하루 총열량의 10% 이하로 제한하고, 가능하면 5% 이하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