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주의해야 할 감염병
여름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세균이 빠르게 번식해 각종 감염병에 걸릴 위험이 크다. 잘 씻지 않은 식품이나 덜 익힌 음식을 먹으면 균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을 살펴봤다.
◇비브리오 패혈증
바닷물에 사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이다. 여름철 수온이 18~20도 이상일 때 발생하며, 날것이나 덜 익은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상처 부위가 바닷물에 닿으면 감염된다. 감염 후 복통·발열·오한·피부 괴사가 나타나며 사망률은 50% 이상으로 높다. 미국 감염병 전문의 시브 수다카르 박사는 “초기 증상은 복부 경련·메스꺼움·구토 등 일반적인 위장염과 유사하나, 감염이 혈류로 퍼지면 혈압 저하 및 물집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굴을 먹은 뒤 물 같은 설사를 할 경우 경고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감염을 막기 위해선 해산물을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 생선은 내부 온도가 63도에 도달할 때까지 익힌다.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는 절대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리스테리아 감염증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육류·우유·치즈·채소를 먹거나 요리할 때 손을 씻지 않았을 때 감염되는 질환이다. 임산부나 면역 기능이 약한 사람, 당뇨나 신장병이 있는 사람, 유아, 고령자 등에게 주로 나타난다. 감염되면 열·근육통·설사·두통·경련·목 경직 등이 발생한다. 임산부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유산이나 사산, 태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임신 23주차 산모가 리스테리아 균에 감염돼 발열·오한·하복부 통증·요통을 호소한 뒤 자궁 내에서 태아가 사망한 국내 증례 보고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소시지 등 가공육은 74도 또는 김이 날 정도로 뜨겁게 가열해 먹고, 버섯을 비롯한 채소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보툴리눔 독소증
보툴리눔균이 생산하는 독소로 인해 신경마비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제1급 법정감염병에 해당한다. 보툴리눔균은 산소가 매우 적거나 없는 환경에서 강력한 독소를 생성한다. 특히 잘못 보관된 통조림을 먹으면 감염 위험이 있다. 통조림에 녹이 슬거나 움푹 찌그러진 부분이 있다면 먹어선 안 된다. 부풀어 오른 제품도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다카르 박사에 따르면, 보툴리눔균 포자가 분비하는 독소는 신경을 공격해 머리부터 아래쪽으로 마비를 일으킨다. 처음에는 복시가 나타났다가, 말하기와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호흡 곤란으로 이어진다. 영아에서는 눈꺼풀이 처지거나 얼굴 표정이 변하고, 울음소리가 약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가능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 항독소 혈청을 투여하거나 괴사 조직을 제거하고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톡소플라즈마증
톡소플라즈마 곤디라는 기생충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다. 기생충에 감염된 고양이 대변에 노출되거나, 완전히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한다. 정상적인 면역 방어 체계가 있다면 증상이 없지만, 면역 체계가 약화됐거나 후천적 면역 결핍증 환자에서는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 통증이 나타나고, 호흡 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하지 않으면 뇌염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있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 전 6주 이내에 산모가 톡소플라즈마증에 노출되면 아기가 선천선 톡소플라즈마증을 가지고 태어날 수 있다. 캠핑이나 야외 활동을 하면서 덜 익힌 고기를 먹거나, 동물 분변으로 오염된 토양과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CDC는 육류는 가장 두꺼운 부분이 최소 63도가 될 때까지 익혀야 하며, 가금류는 74도에 도달해야 안전하다고 했다. 정수되지 않은 물은 마시지 말고, 야외 활동을 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