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흰머리가 늘었다며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처음에는 관자놀이에 몇 가닥 보이던 것이 어느 순간 가르마와 정수리까지 번졌고, 염색 간격은 두 달에서 한 달로, 다시 서너 주로 줄었다고 한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는 흰 뿌리가 더 도드라져 보여 괜히 고개를 숙이게 된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흰머리는 질환은 아니지만, 사람을 꽤 신경 쓰이게 한다.
이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흰머리가 다시 검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답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실제로 흰머리에 다시 색이 돌아온 사례가 있고, 한 가닥의 모발 안에서 흰 구간과 검은 구간이 번갈아 나타난 경우도 보고됐다. 다만 이런 현상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모든 흰머리를 안정적으로 되돌리는 치료도 없다.
머리카락의 색은 두피 밖으로 나오기 전에 이미 정해진다. 모낭 안의 멜라닌세포가 검은 색소를 만들고, 자라는 머리카락에 이를 넣어 준다. 이 멜라닌세포를 새로 만들어 내는 예비 세포가 멜라닌세포 줄기세포다. 젊을 때는 새로운 모발이 자랄 때마다 줄기세포가 필요한 자리로 이동해 멜라닌세포로 바뀐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예비 세포의 수가 줄거나, 남아 있어도 색소를 만들어야 할 위치까지 이동하지 못한다.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지만 색을 넣어 줄 세포가 부족해지면서 회색이나 흰색으로 변한다.
최근 동물실험에서는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한 번 성숙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낭 안을 오가며 줄기세포와 성숙한 세포의 상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일부 세포가 한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못했다. 세포가 남아 있어도 제자리로 가지 못해 색소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흰머리가 단순히 색소세포가 모두 사라져서 생기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앞으로는 남아 있는 세포를 다시 움직이게 하거나 오래 살아남게 하는 치료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와 흰머리의 관계도 자주 듣는 질문이다. 동물실험에서는 강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활성화하고, 그 과정에서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너무 빨리 소모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앞으로 여러 번 나누어 써야 할 예비 세포를 한꺼번에 써 버리는 것이다. 사람의 머리카락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흰색으로 자라다가 다시 검은색으로 변한 모발이 발견됐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기와 모발 색이 옅어진 시점이 비슷했고, 스트레스가 줄어든 뒤 다시 색이 짙어진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만 줄이면 흰머리가 모두 검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색소를 만들 수 있는 세포가 아직 남아 있는 일부 모낭에서만 색이 돌아올 수 있다. 오랫동안 완전히 흰 상태였던 모발은 최근 회색으로 변하기 시작한 모발보다 회복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빠르게 늘었다면 다른 원인이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흰머리가 시작되는 시기는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또래보다 훨씬 일찍 생겼거나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 단순히 유전으로만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심한 피로감, 체중 변화,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 피부 건조, 눈썹 바깥쪽이 얇아지는 변화가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고, 지나친 식사 제한이나 채식, 위장관 질환이 있다면 철분, 비타민 B12와 D, 구리, 아연 등의 상태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결핍이 발견되면 이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 여러 영양제를 한꺼번에 복용한다고 흰머리가 더 잘 검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오틴이나 콜라겐이 영양 결핍이 없는 사람의 흰머리를 되돌린다는 보기는 어렵다.
탈모약 중 하나인 미녹시딜 사용 중 흰머리에 색이 돌아온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먹는 미녹시딜로 탈모를 치료하던 환자에게서 회색 모발이 다시 검어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흥미로운 사례이지만 한 사람의 변화를 기록한 수준이다. 미녹시딜을 흰머리 치료제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하수오도 흰머리와 관련해 자주 언급된다. 오래전부터 흰머리와 탈모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효과를 보여주는 신뢰도 높은 임상시험은 부족하다. 반면 하수오 복용 후 간이 손상된 사례는 꾸준히 보고돼 왔다. 천연 성분이라고 해서 반드시 몸에 순한 것은 아니다.
현재 흰머리를 가장 확실하게 검게 보이게 하는 방법은 여전히 염색이다. 평범한 답처럼 들리지만,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효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두피가 따갑다면 전체 염색보다 새로 자란 뿌리만 보정하고, 염색 간격과 접촉 시간을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흰머리는 대부분 질병이 아니다. 그렇다고 별일 아닌 문제라고만 말할 수도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나이를 실감하게 하는 변화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반복되는 염색과 비용의 문제다.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는 일은 실제로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일부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현상일 뿐, 누구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흰머리가 언제부터, 얼마나 빠르게 늘었는지 살피고 가족력이나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교정할 수 있는 원인이 발견되면 치료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근거가 부족한 제품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두피 자극을 줄이며 경과를 지켜보는 편이 낫다. 특히 흰머리가 또래보다 일찍 시작됐거나 짧은 기간에 빠르게 늘었다면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고, 실제로 부족한 영양소나 치료할 질환이 확인될 때 이를 바로잡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이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흰머리가 다시 검어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답부터 말하면, 가능은 하다. 실제로 흰머리에 다시 색이 돌아온 사례가 있고, 한 가닥의 모발 안에서 흰 구간과 검은 구간이 번갈아 나타난 경우도 보고됐다. 다만 이런 현상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모든 흰머리를 안정적으로 되돌리는 치료도 없다.
머리카락의 색은 두피 밖으로 나오기 전에 이미 정해진다. 모낭 안의 멜라닌세포가 검은 색소를 만들고, 자라는 머리카락에 이를 넣어 준다. 이 멜라닌세포를 새로 만들어 내는 예비 세포가 멜라닌세포 줄기세포다. 젊을 때는 새로운 모발이 자랄 때마다 줄기세포가 필요한 자리로 이동해 멜라닌세포로 바뀐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예비 세포의 수가 줄거나, 남아 있어도 색소를 만들어야 할 위치까지 이동하지 못한다.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지만 색을 넣어 줄 세포가 부족해지면서 회색이나 흰색으로 변한다.
최근 동물실험에서는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한 번 성숙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낭 안을 오가며 줄기세포와 성숙한 세포의 상태를 반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일부 세포가 한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못했다. 세포가 남아 있어도 제자리로 가지 못해 색소를 만들지 못한 것이다. 흰머리가 단순히 색소세포가 모두 사라져서 생기는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앞으로는 남아 있는 세포를 다시 움직이게 하거나 오래 살아남게 하는 치료가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스트레스와 흰머리의 관계도 자주 듣는 질문이다. 동물실험에서는 강한 스트레스가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활성화하고, 그 과정에서 멜라닌세포 줄기세포가 너무 빨리 소모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앞으로 여러 번 나누어 써야 할 예비 세포를 한꺼번에 써 버리는 것이다. 사람의 머리카락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흰색으로 자라다가 다시 검은색으로 변한 모발이 발견됐다. 일부에서는 스트레스가 심했던 시기와 모발 색이 옅어진 시점이 비슷했고, 스트레스가 줄어든 뒤 다시 색이 짙어진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만 줄이면 흰머리가 모두 검어진다는 뜻은 아니다. 색소를 만들 수 있는 세포가 아직 남아 있는 일부 모낭에서만 색이 돌아올 수 있다. 오랫동안 완전히 흰 상태였던 모발은 최근 회색으로 변하기 시작한 모발보다 회복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빠르게 늘었다면 다른 원인이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흰머리가 시작되는 시기는 유전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또래보다 훨씬 일찍 생겼거나 몇 달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 단순히 유전으로만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심한 피로감, 체중 변화, 추위를 많이 타는 증상, 피부 건조, 눈썹 바깥쪽이 얇아지는 변화가 함께 있다면 갑상선 기능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고, 지나친 식사 제한이나 채식, 위장관 질환이 있다면 철분, 비타민 B12와 D, 구리, 아연 등의 상태를 보는 것도 중요하다.
실제 결핍이 발견되면 이를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 여러 영양제를 한꺼번에 복용한다고 흰머리가 더 잘 검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오틴이나 콜라겐이 영양 결핍이 없는 사람의 흰머리를 되돌린다는 보기는 어렵다.
탈모약 중 하나인 미녹시딜 사용 중 흰머리에 색이 돌아온 사례도 있다. 최근에는 먹는 미녹시딜로 탈모를 치료하던 환자에게서 회색 모발이 다시 검어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흥미로운 사례이지만 한 사람의 변화를 기록한 수준이다. 미녹시딜을 흰머리 치료제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하수오도 흰머리와 관련해 자주 언급된다. 오래전부터 흰머리와 탈모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효과를 보여주는 신뢰도 높은 임상시험은 부족하다. 반면 하수오 복용 후 간이 손상된 사례는 꾸준히 보고돼 왔다. 천연 성분이라고 해서 반드시 몸에 순한 것은 아니다.
현재 흰머리를 가장 확실하게 검게 보이게 하는 방법은 여전히 염색이다. 평범한 답처럼 들리지만,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효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두피가 따갑다면 전체 염색보다 새로 자란 뿌리만 보정하고, 염색 간격과 접촉 시간을 줄이는 것을 추천한다.
흰머리는 대부분 질병이 아니다. 그렇다고 별일 아닌 문제라고만 말할 수도 없다. 어떤 사람에게는 나이를 실감하게 하는 변화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반복되는 염색과 비용의 문제다.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는 일은 실제로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일부 사람에게서 관찰되는 현상일 뿐, 누구에게나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흰머리가 언제부터, 얼마나 빠르게 늘었는지 살피고 가족력이나 함께 나타나는 증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교정할 수 있는 원인이 발견되면 치료하고,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근거가 부족한 제품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두피 자극을 줄이며 경과를 지켜보는 편이 낫다. 특히 흰머리가 또래보다 일찍 시작됐거나 짧은 기간에 빠르게 늘었다면 필요한 검사를 받아보고, 실제로 부족한 영양소나 치료할 질환이 확인될 때 이를 바로잡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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