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투석… ‘혈당의 비극’ 막으려면
[특별 인터뷰] 백세현 대한당뇨병학회장
VOL.143 (월·수·금 발행)
2022-01-03
헬스조선의 ‘밀당365’ 뉴스레터입니다.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신임 대한당뇨병학회장을 밀당365가 만났습니다. 고려대 구로병원 내분비내과 백세현 교수입니다. 당뇨병 역학조사의 선구라는 평가를 받는 분입니다. 우리나라 당뇨병 현황을 한 눈에 정리해주는 ‘당뇨병 팩트시트(Fact sheet)’ 제작의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새 당뇨병학회장이 생각하는 당뇨 관리의 핵심 들어봅니다.

백세현 대한당뇨병학회장
<백세현 대한당뇨병학회장(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흔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혈당 문제를 간과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까요?
“당뇨병 유병률은 13.8%로,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받고 난 후 제대로 관리하는 비율은 여전히 낮습니다. 당화혈색소를 6.5% 미만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전체 당뇨병 환자의 28.3%에 그칩니다. 당뇨병 환자 중 혈당을 포함해 혈압과 콜레스테롤 모두를 목표치 이내로 조절하는 사람은 더 적습니다. 11.5%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관리가 안 되면 합병증 위험이 매우 높아집니다. 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은 6위로, 후순위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망원인으로 선두 자리를 다투는 질환이 암과 심뇌혈관질환 질환입니다. 이 질환들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바로 당뇨병입니다. 자신이 당뇨병인 걸 알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결국 암·심뇌혈관질환이 생겨 사망에 이릅니다. 당뇨병은 간과하는 순간 정말로 무서운 질환이 됩니다.”
관리만 잘 하면 되는 병인가요?
“진단받은 것을 행운으로 여겨도 되는 병입니다. 당뇨 환자가 지켜야 하는 건강 수칙은 당뇨가 없는 사람들도 지켜야 하는 것들입니다. 적정량, 골고루, 제때에 맞춰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잘 자고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는 것 등 말입니다. 이건 고통스러운 게 아닙니다.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된 것에 대해 안도해도 됩니다. 당뇨병을 진단받으면 비극으로 여기지 말고, 숨기지도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자신이 혈당 관리를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세요. 먹는 음식, 운동 등 자신의 생활 방식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그동안의 생활방식을 바꾸는 게 쉽지 않을 텐데?
“‘내일부터’가 아니라 ‘지금 당장’ 작은 것부터 바꾸세요. 지금의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 10~15년 후의 건강 상태를 결정합니다. 아무리 좋은 약을 먹어도 식이요법과 운동을 실천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없습니다. 
당뇨 환자가 꾸준히 혈당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끊임없이 식단 조절, 운동, 약 복용을 실천해야 하는데, 늘 의지가 강한 것은 아닙니다. 환자가 힘들 때 가족과 지인들의 격려와 응원은 큰 힘이 됩니다. 당뇨를 보는 의사들의 사명감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당뇨 환자가 어떤 이유에서건 우리 병원에 입원하면 제가 전공의들에게 늘 당부하는 말이 있습니다. ‘환자가 입원해있는 1주일 동안 인식을 바꿔놓으라’고 말합니다. 병원에 있는 기간 동안 우리가 환자의 당뇨병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지 않으면, 그 환자는 퇴원 후 또다시 옳지 않은 생활을 할 것입니다. 이는 결국 합병증 위험을 높여 10~15년 후에는 실명·투석 등 비극적인 일로 이어집니다.”
당뇨 환자가 ‘이것만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기본의 중요성을 잊지 마세요. 기본만 잘 지키면 충분히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습니다. 골고루·적당히 먹고, 많이 움직이면 됩니다. 여기에, 정확한 정보를 익히세요. 정확치 않은 정보로 환자들이 혼란을 겪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밀당365가 풀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밀당365 뉴스레터처럼 올바르고 실용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곧바로 실천하길 바랍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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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혈당 관리 비법'의 경우, 사연이 선정돼 소개된 분들께 '당뇨병을 이긴 사람들의 비밀' 서적을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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