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당뇨 이야기
“약만 믿다가 혈당이...
담배·술 끊어봤지만 탄수화물이 가장 어려워”
VOL.83 (월·수·금 발행)
2021-08-11
헬스조선의 ‘밀당365’ 뉴스레터입니다.
밀당365가 당뇨와 ‘밀당’하고 계신 분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첫 사연은 경기도 안산에 사는 김00(58) 선생님의 경험담입니다. 혈당을 낮추는 약에 대한 과신이랄까요? 지난겨울 당뇨 약을 처음 복용하게 되면서 겪었던 시행착오와 당혹감을 가감 없이 전해주셨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세요. 
<나의 당뇨 이야기>
    2020년 11월부터 당뇨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 전부터 내당능장애 수준으로 혈당이 높았지만 운동만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다가 결국 당뇨 진단을 받았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벼웠다. 당뇨를 앓던 지인 한 명이 “약 먹으면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아”라고 한 말 때문인 것 같다. 정말로 약을 먹으면 음식을 가리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추운 겨울에 아침식사 대용으로 군고구마를 먹었고, 점심에는 외식을 했다. 저녁은 마른반찬에 잡곡밥을 먹었지만, 긴긴 겨울밤을 보내며 매일 단팥이 들어간 호빵 한두 개를 먹었다. 이런 것들이 혈당을 높이는 주범인 것을 모른 채 지냈다.
    자꾸 기력이 떨어졌다. 잠은 잘 오지 않고 갈증이 심했다. 다음, 다뇨 등을 겪어서 힘들었다. 불면이 점차 심해졌다. 2021년 1월, 혈액검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 그 날 처음으로 혈당측정기를 구입해 공복혈당을 재봤다. 285가 나왔다. 충격이었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부터 즉시 채소→단백질→잡곡밥 순으로 먹기 시작했다. 아내와 나는 일 때문에 평일에는 떨어져 지내는데, 헤어질 때마다 아내가 1주일 치 먹을 채소를 정성스레 싸준다. 그 채소와 함께 닭 가슴살, 잡곡밥을 식사로 먹는다. 잡곡밥이 혈당을 서서히 올리긴 하지만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식사량을 한 끼 350g에서 120~130g으로 줄였다. 외식해야 할 일이 있으면 채소를 많이 주는 식당을 알아뒀다가 꼭 그 집으로 가서 식사한다. 운동도 필수로 한다. 추우나 더우나 식후 30분 이상 걷는다. 평상시에는 계단 오르기, 스쿼트, 아령 들기를 한다. 체중이 현재 72.8kg다. 지난해에 비해 14kg 감량한 수치다. 이제는 공복 혈당이 126mg/dL 근처에서 왔다 갔다 한다. 식후 혈당의 경우 180mg/dL를 초과한 적이 별로 없다. 당화혈색소는 2020년 9월 7.7→2021년 1월 7.6→2021년 6월 5.6이다.
    여전히 먹는 걸 조절하는 게 힘들다. 직원 중 누군가가 간식으로 빵을 먹으면, 먹고 싶은 욕구를 못 참아 결국 한 봉지 뜯어 입에 넣는다. 하지만 ‘이게 뭐 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에 씹던 빵을 뱉은 적도 여러 번이다. 담배도 끊고 술도 끊어봤지만 탄수화물을 끊는 게 가장 힘든 것 같다. 그래도 건강을 생각해 이 악물고 참을 것이다. 정 견디기 어려울 땐 퇴근하고 집에 가서 견과류 한 움큼을 마구 씹는다. 그렇게 간식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조언_박정환 한양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당뇨는 약·식사·운동 삼박자 갖춰 관리해야 하는 병
    당뇨병 치료를 위해서는 약 복용이 수반돼야 하지만 식사 조절과 운동을 놓치면 절대 안 된다.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혈당 약을 복용해도 먹는 음식의 종류와 양을 조절하고 반드시 운동해야 한다. 식사는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게 도움이 되지만, ‘필수’ 아미노산 중에는 육류를 통해서만 섭취가 가능한 것이 있다. 따라서 채식만 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모든 음식을 골고루 적당량 섭취해야 혈당 조절에 더 용이하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h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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