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부터 당뇨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그 전부터 내당능장애 수준으로 혈당이 높았지만 운동만 열심히 하면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다가 결국 당뇨 진단을 받았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가벼웠다. 당뇨를 앓던 지인 한 명이 “약 먹으면 음식은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아”라고 한 말 때문인 것 같다. 정말로 약을 먹으면 음식을 가리지 않아도 되는 줄 알았다. 추운 겨울에 아침식사 대용으로 군고구마를 먹었고, 점심에는 외식을 했다. 저녁은 마른반찬에 잡곡밥을 먹었지만, 긴긴 겨울밤을 보내며 매일 단팥이 들어간 호빵 한두 개를 먹었다. 이런 것들이 혈당을 높이는 주범인 것을 모른 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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