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은 ‘식후 두 시간’째에 재라던데…
첫술 뜬 시점일까? 다 먹은 때 기준일까?

식후혈당 측정 기준은 ‘식후 두 시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평소보다 식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 측정하는 때가 달라질까요? 한 독자분이 식후혈당에 대해 궁금한 점 물어보셨습니다. 


<궁금해요!>

“식사 시간이 보통 30~40분 걸리는데 가끔 더 오래 식사할 때도 있습니다. 식후혈당을 잴 때 첫 술을 뜬 시간을 기준으로 재나요? 아니면 식사를 전부 마친 시간을 기준으로 측정해야 하나요?”


Q. 식후혈당은 정확히 언제 재나요?




< 조언_유정선 일산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A.  식사 ‘시작’ 두 시간째에 측정해야

식후혈당은 ‘첫 술을 뜬’ 시각을 기준으로 두 시간이 지난 후 측정하면 됩니다. 섭취한 음식의 종류나 양, 신체의 포도당 대사 능력 등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식사 시작 후 두 시간 뒤가 혈당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이때 재는 겁니다. 


포도당이 혈액 속으로 유입되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최고치로 분비되기 시작하는데요. 그 후 한두 시간 동안은 올라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 계속 분비됩니다. 두 시간이 지나면 인슐린 분비가 멈추면서 혈중 인슐린 농도가 떨어집니다. 즉, 식후 두 시간 안에 소화-흡수-혈당 상승-인슐린 분비 등 당 대사 과정이 전부 이뤄집니다. 음식 섭취로 인한 혈당 상승의 최고점이 두 시간 이내이고 이후에는 혈당이 점차 떨어져 정상 범위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혈당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측정해야 신체의 혈당 조절 능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뷔페나 코스요리 식당 등 한 시간 이상 오래 식사하는 상황에서도 음식을 섭취하기 시작한 시점을 기준으로 두 시간 뒤에 측정하시면 됩니다. 먹는 양과 섭취한 음식의 영양소 비율에 따라 혈당 최고점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그 최고치가 아무리 늦어도 두 시간이 지난 이후에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혈당은 일관성을 갖고 변화 추이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식후혈당을 규칙적으로 측정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당뇨병을 진단하는 당 부하 검사나 당뇨병 임상 연구 등에서도 오랫동안 식후혈당 기준을 ‘식후 두 시간째’로 두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