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갑자기 천장이 빙빙 돌아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서울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박억숭 과장
입력
2021-09-17

신경계 질환

구토를 동반한 현기증 또는 고개를 돌렸을 때 갑자기 천장이 빙글빙글 도는 증상 때문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있다. 이럴 때면 환자들은 혹시 머리에 큰 문제가 있지 않나 걱정한다. 또한, 매번 같은 증상으로 병원에서 CT, MRI를 찍는다고 불만을 가지는 환자들도 있다. ‘현기증과 현훈이 생기는 이유’ 그리고 병원에서 이루어지는 ‘치료 과정’을 이해하고 있으면, 걱정과 불만을 가질 필요가 없다.

현기증 또는 현훈
환자가 호소하는 현기증(dizziness)과 현훈(vertigo)은 약간의 차이가 있다. 현기증은 “어지럽다, 어질어질하다”, 현훈은 “천장이 빙글빙글 돈다”고 보통 표현한다. 현기증은 두통과 더불어 신경과를 방문하는 가장 흔한 증상 중 하나다. 현기증과 현훈의 원인은 간단히 ‘시각정보와 평형 정보의 부조화’라 볼 수 있다.

자세 불안과 눈알이 미세하게 떨리는 안구진탕(nystagmus)이 동반되는 경우 그 원인이 귀(속귀)인지, 중추신경(소뇌)인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뇌의 주요 기능은 근육 미세조정, 평형과 자세 유지 그리고 고유 감각 정보로 신체의 위치 조절 등 세 가지이다. 소뇌가 손상을 입으면 ‘소주를 세 병 마셨을 때’처럼 만취 상태가 된다고 이해하면 쉽다.

스트레스와 피곤 등으로 인한 ‘면역’ 저하나 ‘감염’에 의한 ‘속귀 염증’과 관련된 현기증은 원인이 해결되면 금방 회복될 수 있다. 하지만 중추신경의 손상 즉, 소뇌의 경색에 의한 손상은 회복될 수 없다. 따라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혈관을 손상할 만한 질환이 있는 사람이 갑자기 현기증이 생겼다면, 병원 방문을 통해 뇌출혈, 소뇌의 뇌경색 등이 있는지 확인이 꼭 필요하다.



현기증 또는 현훈 치료 과정
1. 현기증 또는 현훈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뇌혈관 장애가 원인일 수 있으므로 ‘의식 상태’를 먼저 확인한다. ‘두통’과 ‘안구진탕(nystagmus)’ 유무 그리고 특별한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지도 살핀다.
2. 머리가 아프다고 하면 ‘Brain CT’를 통해 뇌출혈이 있는지 확인한다. 소뇌 부위의 뇌경색을 감별하기 위해서는 ‘MRI’를 시행할 수 있다. 중추신경계의 이상이 아니라면, 안진 검사와 평형 기능 검사를 통해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BPPV)’라 불리는 평형을 조절하는 속귀, 평형기관의 염증, 신경의 염증을 감별하거나 진단한다.
3. 기본적인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백혈구 수치와 ESR, CRP를 통해 염증의 정도를 파악한다.
4. ‘혈류개선제’와 ‘진정제’가 효과가 있고, ‘진통제’도 증상을 완화한다.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도 사용한다. 또한, 콧물약으로 알고 있는 ‘항히스타민제’도 현기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토가 있으면 토사물이 호흡기로 들어가는 흡인(aspiration) 방지를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갑자기 어지러울 때 넘어지면서 외상성 뇌 손상을 입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때는 쪼그려 앉도록 교육한다.

사실 현기증 또는 현훈의 원인은 속귀의 염증이 대부분이다. 스트레스와 피곤으로 면역이 떨어지면서 생긴 염증이다. 해부학적으로 ‘귀에 돌이 빠졌다’라는 표현도 틀린 말은 아니다. 명절을 맞이하여 무리하게 집안일을 했다면, 적절한 휴식이 꼭 필요하다. 고혈압과 당뇨병처럼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갑자기 어지럽다면, 적극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유익하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