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과 내성 때문에 무서운 ‘약물 남용’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박억숭 센터장

약물 남용

유명 인사들이 약물 사건과 관련, 법적으로 처벌받는다는 소식을 종종 접할 수 있다. 그들은 왜, 어떻게 빠져드는 것일까? ‘의존과 내성’의 정의 그리고 ‘약물 남용’을 일으키는 몇 가지 약물의 기전을 알고 있다면, 그들이 위험에 빠지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의존과 내성
‘의존(dependence)’은 중독과 관련된 약물이 필요한 정신적 또는 신체적 상태를 의미한다. 정신적 의존은 약물을 중단하면 신체적으로 불편하지 않지만, 약물을 지속하고 싶은 강한 ‘욕구’가 나타난다. 신체적 의존은 약물을 중단하면 ‘금단증상(withdrawal)’이라는 신체적 불편함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알코올중독의 주된 금단증상에는 손과 혀의 떨림, 환각, 경련, 불면 심지어 호흡곤란까지 나타난다.

‘내성(resistance)’은 반복적인 약물 사용으로 그 효과가 점차 감소하는 현상이다. 약물 내성이 생기면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빈도와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게 된다. 남용과 중독의 잠재적 위험에 따라 미국에서는 I~V 단계로 ‘규제 약물’들을 분류, 관리한다. 분류 I 약물은 가장 높은 중독의 위험성을 가진 약물로 의학적 필요에 의해서만 허용할 수 있고 치료적 가치는 없다. 단계가 내려갈수록 점점 중독과 의존의 위험성이 낮아져 V 약물은 처방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규제 약물을 불법으로 제조, 공급, 판매, 구매, 그리고 사용하는 경우는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약물 남용
‘남용(abuse)’이란 의학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약물을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약물 남용(drug abuse)은 대부분 기분전환용이다. 보통 약의 종류에 따라 이차적인 폭력, 사고, 약물의존 합병증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국가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문제 되는 약물은 주로 암페타민(필로폰)과 대마초이고, 최근 성형 시술과 연관된 프로포폴(propofol) 오남용도 있다.

‘암페타민(amphetamine)’은 대표적 중추신경계 흥분제로 메스암페타민(methamphetamine)은 필로폰(philopon), 히로뽕으로 알려져 있으며 법적으로 강력히 규제되는 약물이다. 필로폰은 뇌 안에서 여러 신경전달물질의 방출을 방해해 도파민(dopamine)을 늘린다. 다량의 도파민으로 몇 분간 쾌감, 기분 좋은 느낌은 있겠지만, 곧 허탈 상태에 뒤이은 우울감을 경험하게 된다. ‘의존과 내성’이 생기면서, 쾌감을 지속하기 위해 계속 투여하고 양도 늘면서 서서히 중독된다. 이런 이유로 단 한 번의 경험만으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장기간 복용하면 폭력적인 행동, 혼란, 망상 그리고 환각 등의 정신병적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고 결국 법적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대마초(마리화나, marijuana)’는 담배처럼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된다. 거의 불법이지만, 최근 조금씩 합법화하는 나라들도 있다. 대마(cannabis sativa) 나뭇잎에서 추출한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이 주로 감각적 지각을 파괴하고 운동조화를 방해하면서 환각(hallucination)이 나타난다. 보통 4~5시간 후면 급성효과는 사라진다. THC 자체는 중독성이 없다지만 장기간 흡입하면 ‘정신적 의존성’이 생기고 우울증과 정신 이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흡연처럼 후두염, 인두염, 기관지염 등 여러 가지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정맥 마취제
정맥 마취제는 주로 1분 또는 그 이하의 신속한 마취유도에 이용하며 흡입 마취제와 함께 사용하지만, 15분 정도의 간단한 의료 시술에는 단독으로도 사용한다. ‘프로포폴(propofol)’은 페놀계 화합물로 남용과 관련된 대표적인 정맥 마취제이다.

신경전달물질에 관련된 GABA 수용체에 영향을 주어 빠르게 중추신경계을 억제하고 통증을 없앤다. 대두유 등과 함께 제조된 프로포폴 유탁액은 마치 우유처럼 하얀색이라서 '우유주사'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다. 보통은 수술실에서 전신마취를 유도, 유지할 때 사용한다. 인공호흡 중인 중환자를 진정(sedation)시키거나 수면 내시경, 성형 시술할 때도 많이 사용한다. 숙면, 피로 감소, 불안 감소 그리고 기분이 좋아지는 등 환각을 일으키는 효과도 있다. 문제는 프로포폴 사용이 많으면 많을수록, 즉 성형 시술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신적 의존성’과 ‘내성’ 그리고 ‘중독’의 위험성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술을 마신다고 모두 알코올 중독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이 마시다 보면 분명 중독될 수 있다. 약물에 대한 ‘의존과 내성’은 인생을 무너뜨릴 만큼 대단히 위험하고 무섭다. 무엇이든 과하지 않은 적절함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폐,식도 전임의
고신대학교 흉부외과 의학박사
부산부민병원 응급의학과장
테트라시그넘 이사

2014 "Samuel Dung Detective" ,좋은땅
2018 "해부학", 수문사
2019 "생리학", 수문사
2019 "병리학", 수문사
2020 "약리학" 수문사

2005 "친절한 의사상" 곽병원
2011 "이영균 학술상" 제14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2018, 2019 "최우수 강의상" 동원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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