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이라고 다 하얗다? 색깔이 있는 백내장도 있다!

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이인식 대표원장

필자는 백내장 전문의로서 오랜 시간 다양한 백내장 환자들을 봐왔다. “백내장이 오신 것 같습니다.”라고 진단을 하였을 때 갖가지 반응들을 보지만, 도저히 본인이 백내장이 왔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시는 분들도 많다. 자기는 눈에 이상이 없는데 왜 백내장이냐, 이렇게 시력이 잘 나오는데 무슨 백내장이냐, 백내장은 눈이 하얗게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그럼 필자는 반문하곤 한다. “혹시 호박색 백내장이라고 들어보셨어요?”

우선 백내장의 뜻부터 살펴보자. 백내장(白內障)은 한자로는 흰 백, 안 내, 막을 장을 사용한다. ‘하얀 것이 안에서 막고 있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 혼탁해진 수정체가 시력을 떨어트리는 병이니, 그 이름이 참 신통방통하다. 하지만 수정체가 하얗게 변하는 것만이 백내장은 아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이가 지긋한데도 가까운 것을 잘 보는 소위 말하는 명안이 있다. 바늘을 잘 꿰고, 단추구멍만한 글씨도 잘 읽고, 스마트폰의 글자도 크게 키우지 않으시는 분들. 아마 이분들은 ‘호박 백내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호박 백내장이란 의사들에게도 참 어려운 백내장이다. 수술 난이도도 높고, 수술 시기의 결정도 어렵고, 의사와 환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힘들기 때문이다. 보통 알고 있는 백내장과 같이 혼탁이 진행되어 수정체가 하얗게 변한다면 백내장 진단을 손쉽게 내리겠지만, 호박 백내장은 그렇지 않다. 호박 백내장이 있는 분들은 눈이 뿌옇게 변하지 않는 대신 수정체가 돌처럼 단단해지는 핵경화가 일어난다. 핵경화가 일어나면 수정체가 노란빛을 띄게 되는데 이 수정체의 색깔이 호박 원석의 색과 비슷하다 하여 호박 백내장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수정체가 핵경화가 일어나 단단해지면 눈의 굴절력이 변해 근시가 생긴다. 호박 백내장으로 인해 진행된 근시는 노안으로 인해 보이지 않던 가까운 물체를 보이게 만든다. 실제로 호박 백내장은 백내장의 기본 증상인 시력 저하가 나타나지 않아 환자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고, 시력으로 인한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여 병원도 늦게 오는 편에 속한다. 호박 백내장을 가진 환자들은 일반 백내장 환자보다 백내장 진단을 받고 놀라고, 믿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백내장은 계속 방치되면 합병증으로 다양한 2차 안질환과 안압 상승으로 인한 녹내장 발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인이 50대 이상이고, 갑자기 근거리 작업이 편해졌다면? 가까운 안과에 내원하여 정밀 검사와 상담을 받아보자. 이미 호박 백내장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인식의 <당신의 눈, 안(眼)녕하십니까?>

노안, 백내장, 시력교정술부터 전신상태까지! 의학과 인문학, 생생한 병원 이야기와 트렌드를 결합시킨 재미있는 눈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전문의
연세대학교 의학박사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외래 교수
미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정회원
실로암 안과병원 과장 역임
카이스트파팔라도 메디컬센터 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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