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허리 수술은 처음이라(1)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강남베드로병원/윤강준 대표원장

허리디스크 VS 척추관협착증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
육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 사람. ‘국민 육아 멘토’라 불리는 오은영 정신건강의학박사다. 육아 솔루션 방송을 볼 때마다 ‘그녀의 자녀에게는 어떤 교육을 시행했을까’ 궁금증과 더불어 오 박사의 자녀에게 새삼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 오 박사는 슬하에 외동아들을 두었는데, 어린 시절 아들은 곁에 있어줬으면 하는 엄마가 TV 속에 있어 서운해했다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오은영 박사는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겪을 수밖에 없었던 자녀에게 미안한 기억을 전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옛 속담처럼, 한 분야에 전문가일지라도 정작 자신이 처한 상황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나 역시 척추, 허리디스크를 수술하는 신경외과 의사이지만 정작 내가 허리디스크로 고통스러울 때에는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만 했다.

다리가 저려오고, 허리 통증이 점점 심해질수록 인공디스크치환술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하지만 내게 진료와 수술을 받고자 예약된 환자들을 차순위로 미루고 내가 먼저 치료를 받고자 병상에 누워있는 결정을 하기란 여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의사가 스스로 건강하지 못하면서 환자를 계속 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어느 청명한 가을 날 아침. 잠에서 깨어나 침대에서 일어나려는데 극심한 통증이 엄습했다. 이전 통증과는 완전히 ‘급’이 달랐다. 마치 칼로 다리를 베는 듯한 느낌이었다. 갑자기 느껴오는 강력한 통증에 한참을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즉시 강남베드로병원 인공디스크치환술 팀을 소집했다.

내 허리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허리디스크에 척추관협착증까지 더해져 디스크가 완전히 닳아서 없는 상태였다. 많은 사람이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헷갈려 하는데, 둘의 차이는 분명하다.

척추관협착증(脊椎管狹窄症)은 한자 그대로, 척수의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척추관이 좁아져 요통 및 신경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며, 허리를 굽히거나 웅크릴 경우 척추관 통로가 일시적으로 넓어져 통증이 완화된다. 이는 퇴행으로 인해 발생하는 탓에 60대 환자들이 많다.

반면 허리디스크는 20대에서 40대까지 많이 걸리는 질환으로,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잘못 취한 자세가 허리에 무리를 주면서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서있을 때보다 앉거나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심해진다. 또 허리디스크를 ‘서울 병’, 척추관협착증을 ‘농촌 병’이라고도 부른다. 아무래도 도시에는 사무직 종사자가 많아 허리디스크가 발생하기 쉽고, 농촌에서는 논밭에 쪼그리고 앉아 허리를 잘 펴지 못한 채 일하는 바람에 척추관협착증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수술 전 검사를 모두 완료한 후 다음날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자, ‘어떻게 하면 수술이 잘 될 것인가’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고민 끝에 수면 마취를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보통 인공디스크치환술은 하반신 척수마취를 하고 수면마취를 병행해 환자가 잠든 상태에서 진행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 수술 중 어떤 상황이 발생하면 스텝과 상의해서 진행해야 했기에 마음 편히 수면마취를 하고 잠을 잘 수 없는 노릇이었다.

늘 서서 수술을 하던 입장에서 수술을 받는 처지가 되어 초록색으로 물든 수술대 위에 누우니 기분이 참 묘했다. 생각보다 수술대는 성인 한 사람이 누울 정도로 폭이 좁았다. 이내 곧 수술팀의 마취 전문의가 마취주사를 허리 뒤쪽으로 놓았다.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금방 다리가 훈훈해지기 시작했다. 이 훈훈한 기운은 발끝에서 올라와 다리 전체를 감싸더니 금세 감각을 마비시켰다. 5분 정도 지나자 스텝은 거즈에 소독약을 묻혀 내 다리에서부터 배 쪽까지 닦으며 마취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마취가 잘 돼 소독약의 시원한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흔히 허리 수술을 받는다고 하면 엎드려 허리 및 척추에 마취주사를 놓을 거라 생각하지만, 우리가 시행하는 인공디스크치환술은 등이 아닌 배를 통해 척추로 접근한다. 척추로 직접 진입하지 않기 때문에 척추 뒤쪽에 밀집된 근육 신경 손상을 최소화한다. 4~5cm 가량 절개하고 의학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수술용 루페(확대율 3.2~4.5배, 작업 거리가 10~20인치인 확대경)를 활용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신경 손상의 위험이 적은 수술이다.

그렇게 수술을 위한 모든 준비는 마쳤다. 환자가 눈뜬 상황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인공디스크치환술이 시작된 셈이다. 뜬눈으로 지켜본 생생한 인공디스크치환술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


Tip.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을 구분할 수 있는 자가진단 테스트

◆ 하지직거상 테스트
① 다리를 쭉 펴고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한 쪽 다리를 위로 서서히 들어 올린다.
② 무릎은 굽혀지지 않게 쭉 편 채로 들어 올린다.
▷저릿한 통증이 나타나 다리를 45도 이상 들어올리기 힘들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 봐야 한다.

◆ 허리 뒤로 젖히기
① 다리를 어깨너비보다 크게 벌리고 선다.
② 양손을 허리에 대고 숨을 깊이 마시며 상체를 뒤로 젖혀 2~3초 정도 유지했다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이때 허리 통증이 악화돼 둔한 통증이 서서히 나타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허리디스크 환자였다

허리와 다리의 극심한 통증을 몸소 겪었던 신경외과 전문의가 직접 들려주는 척추 건강 이야기

- 강남베드로병원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
- 미국 예일대학교 신경외과 교환교수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 미국 윌체 척추연구소 연수
- 세계 인공디스크학회 종신회원
-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 보험 자문의사
- 대한장애인아이스하키협회 회장
- 대한오존의학협회 부회장

- 속초고등학교 졸업
-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박사학위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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