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에 생긴 종기, 마치 ‘전쟁’과도 같아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박억숭 센터장

염증의 징후

우리는 ‘염증(inflammation)’ 때문에 많은 불편함을 느끼면서 살아간다. 엉덩이를 비롯해 인체 여러 부위에 생기는 종기, 얼굴에 생기는 여드름, 심지어 발목을 삐는 염좌도 염증의 한 종류다. 그런데 왜 염증이 생기면 빨갛고 뜨겁고 붓고 아플까? 염증을 마치 ‘전쟁’과 같다고 이해하면 그 불편함의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염증의 정의와 징후

염증은 감염됐거나 손상된 부위를 정상으로 되돌리려는 인체의 ‘방어기전’ 중 하나다. 마치 적의 침입을 막는 전쟁처럼 생체 방어와 상처 치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원후 1세기 로마의 셀서스(Celsus)는 ‘발적(redness)’ ‘열감(heat)’ ‘부종(swelling)’ ‘통증(pain)’이라는 ‘염증의 4대 징후(현재 급성염증의 특징)’를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 19세기에 이르러 세포 병리학자인 루돌프 비르효(Rudolph Virchow)는 ‘기능상실(loss of function)’을 염증의 5대 징후에 포함 시켰다.

염증반응 구성원과 과정

조직 염증반응의 세 가지 구성원은 ‘혈관’ 반응과 ‘세포(백혈구)’ 반응, 그리고 이들과 밀접하게 연관된 ‘염증 매개물(단백질)’이다.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는 혈관이라는 도로, 백혈구라는 군인 그리고 염증 매개물이라는 여러 무기가 필요하다.



먼저, 염증이 생기면 ‘혈관 확장’으로 혈류의 속도가 느려진다. 혈관 투과성은 높아지고 단백질의 혈관 밖 유출이 가능해진다. 이런 혈관의 변화들은 ‘백혈구 이동’을 쉽게 하고, ‘백혈구 활성’을 자극한다. 염증반응의 강도, 양상, 심각성 그리고 결과들은 ‘염증 매개물’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제한된 공간에서 혈관 변화로 세포와 물질들이 모이고 반응하면, 그 주변 조직은 빨갛고 뜨겁고 붓게 된다. 만약 이런 반응들로 통증 수용체가 자극되면 ‘아프다’고 느끼게 된다.

염증반응 결과

일반적인 염증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의 손상(흉터)만 남기고 ‘회복’된다. 하지만 부적절한 염증반응은 기능상실과 함께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엉덩이에 생긴 종기로 병원을 방문하면 원인이 되는 병균(혐기성균)을 죽이기 위해 절개와 배농(incision and drainage)을 한다. 빨갛고 뜨겁고 붓고 아픈 증상들은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진통소염제’ 사용으로 조절할 수 있다. 작은 종기는 금방 해결된다. 회복 후 흉터도 거의 남지 않는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염증이 근육까지 침범하게 된다면, 걷는 기능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흉터도 커지게 된다. 발목염좌(ankle sprain)가 발생했을 때 쉬어주고 차갑게 해주고 눌러주고 들어주는 ‘RICE 처치’도 염증을 조절하는 방법 중 하나다.

정리해보면, 전쟁의 구성원(염증 구성원)은 도로, 군인, 무기(혈관, 백혈구, 염증 매개물)이다. 전쟁(염증 과정)은 선전포고로 시작해서 병력을 동원한다. 적을 공격하고 때로는 방어한다. 이런 전쟁 과정에서 증상(발적, 열감, 부종, 통증)들이 나타난다. 전쟁은 승전과 패전을 알리며 끝이 난다. 전쟁터는 영원히 폐허(염증 결과)로 남을 수도, 회복될 수도 있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의사에게 듣는 '질환' 이야기

병리학을 토대로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서 설명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장
동원과학기술대학교 간호학과 겸임교수

고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흉부외과 폐,식도 전임의
고신대학교 흉부외과 의학박사
부산부민병원 응급의학과장
테트라시그넘 이사

2014 "Samuel Dung Detective" ,좋은땅
2018 "해부학", 수문사
2019 "생리학", 수문사
2019 "병리학", 수문사
2020 "약리학" 수문사

2005 "친절한 의사상" 곽병원
2011 "이영균 학술상" 제14회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2018, 2019 "최우수 강의상" 동원과학기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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