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지상주의 가져온 불편한 진실 ‘폭식증’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오늘날만큼 외모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시대는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외모 지상주의 분위기에 때문에 젊은 여성들은 대부분 날씬한 몸매에 대한 스트레스가 대부분 있는 것이 현실. 필자의 진료실에도 체중과는 무관해 보이는 여성들도 살을 빼야 한다고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각종 다이어트 바람이 불고 다이어트 기간 이후 자신이 굶었다는 것에 대한 ‘보상 심리’로 폭식을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시 극단적인 다이어트로 건강을 해치는 사람들 또한 늘고 추세이다. 이번 기고에는 조용히 그 수가 늘어 가고 있는 폭식증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1. 폭식증이란 어떤 질병인가?
폭식증(Bulimia nervosa)은 음식을 조절할 수 없는 식이장애 중 하나로, 반복적인 폭식행동과 몸무게 증가를 막으려는 목적으로 먹은 것을 억지로 토해내는 행동을 하는 질병이다. 대부분 폭식증이 있는 분들은 짧은 시간 동안 폭식하고 맛보다는 기계적, 강박적으로 먹으려고 한다. 그리고 음식이 목에 찰 때까지 먹은 뒤에 몸무게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토하거나 설사약, 이뇨제 그리고 관장약 등의 약물을 사용하고 체중 증가에 대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과도한 운동에 집착하거나 굶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대체로 음식은 살찌기 좋은 달고 기름진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2. 폭식증 환자의 극단적 심리 상태
‘뭐 그런 질병이 있느냐?’, ‘그런 사람도 있느냐?’고 반문하시는 분도 있을 것이다. 폭식증 환자의 심리 상태는 매우 극단적으로 움직인다. 식사를 하게 되면서 그야말로 폭풍흡입을 하는데 폭식 당시에는 쾌감이 느껴지지만 폭식을 한 후 죄책감 그리고 자신에 대한 혐오감과 불쾌감 등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결국 이런 불쾌한 감정과 지나친 다이어트 강박은 다시 구토를 유발한다.
대부분 이러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수치감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 사실들을 가족들에게 숨기려고 한다.


먹어야 하는 극단적 강박 > 폭풍흡입의 쾌감 > 폭식 후 죄책감, 자신에 대한 협오감과 불쾌감 >
반복적인 구토, 하제 혹은 이뇨제 남용 > 수치감, 폭식에 대한 은닉


3. 늘어 가고 있는 폭식증 환자
다이어트에 대한 여성들의 스트레스가 심해지다 보니 폭식증 환자 역시도 늘고 있다.
폭식증 환자의 95%가 여성일 정도로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으며 나타나고, 특히 외모에 관심이 많은 여성(12세~35세)에게 많이 발병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발표된 데이터를 보면 폭식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008년 1,802명에서 2011년 2,246명으로 24%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는 단지 공식적인 데이터!

최근 조사에 의하면 여대생의 약 40%에서 폭식이나 하제(설사약) 사용의 경험이 있는 걸로 응답하였다고 한다. 또한 병의 특성상 자신의 행동에 수치심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매우 적다.

필자의 진료실 경험과 주변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폭식 후 구토를 하거나, 설사제나 이뇨제 등 약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폭식 후 다시 굶기 나 심한 운동을 되풀이하는 사람까지 폭식증의 범주에 넣는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4. 폭식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폭식증의 유형은? 

폭식증은 다음에 해당되는 이상행동이 적어도 1주일에 2회 이상씩, 3개월 넘어 지속되면 진단을 내릴 수 있다.

1. 일정 시간 동안 먹는 음식의 양이 같은 시간 유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먹는 양보다 확실하게 많이 먹는다. 또한 먹는 것을 자제하지 못한다. 
2. 체중증가를 막기 위해, 스스로 토하기, 설사제, 이뇨제, 관장, 굶기, 심한 운동 등의 행동을 되풀이한다.
3. 자기 평가에서 몸매와 체중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따라서 이러한 요소들이 특징적으로 자존심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폭식증의 유형
- 구토. 약제 사용형
폭식 후 구토를 하거나 하제, 이뇨제, 관장약을 남용하는 경우이다.

- 약제 비사용형
폭식을 한 후 체중 증가를 염려하여 일정 기간 금식을 하거나 과도한 운동과 같은 행동을 사용하지만, 스스로 구토 및 약제 사용(하제, 이뇨제, 관장약)은 사용하지 않는 경우이다. 구토. 약제사용형에 비해서는 덜 심각하다. 

젊은 여성들이 날씬하고 아름다워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은 당연한 욕망일지 모른다. 그렇지만 ‘과유불급’ 이라고 지나침은 모자라는 것만 못한 법! 여대생의 약 40%에서 폭식이나 하제 사용의 경험이 있는 걸로 응답하였다고 하는 한 조사 결과는 우리의 외모 지상주의가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다시 한 번 뒤돌아보게 하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고자 : 충남대학교병원 정진규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독자들과 함께 하는 정진규 교수의 평생건강관리 클리닉!
현대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각종 성인병과 아울러 스트레스 대해 의학적으로 풀어봅니다.

1998년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2004년 가정의학과 전문의
2007년 의학박사
현재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부교수
세계 가정의학회 회원
TJB 객원의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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