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방해꾼 '이갈이'

잠이 인생을 바꾼다

서울스페셜수면의원/한진규 원장

수면 중 ‘이갈이’는 코골이, 몸부림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잠버릇 중에 하나로 특별한 목적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갈아대는 행위를 말한다. 이갈이는 간혹 낮 시간에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면을 취하는 도중에 나타난다.

잠을 자는데 옆 사람이 빠드득~ 빠드득~ 이를 간다면 소름이 끼치고 잠을 설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무의식 상태인 당사자에게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이를 듣는 사람에게도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수면학회는 이갈이를 뇌파 각성에 의한 수면장애로 추정하고, 일종의 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수면학회 기준에 따르면 이갈이가 병이긴 하지만 이갈이를 하는 모든 사람이 다 치료받을 필요는 없다. 단순히 이를 가는 정도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다른 2차적인 합병증이나 부작용, 후유증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치 않다.

그러나 이가 닳으면서 시릴 정도로 이갈이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가 시급하다. 또 이를 갈 때 힘이 많이 들어가 턱 관절에 이상이 생기거나 얼굴, 특히 턱 근육 통증이나 얼굴 근육 긴장으로 두통까지 발생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실제 이갈이 환자의 경우 하루 동안 치아에 가해지는 힘이 정상인에 비해 최소 3배 이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를 오래 갈면 치아가 닳아 부정교합과 턱관절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성장기엔 얼굴모양 변형을 불러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면호흡장애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면역력 약화로 인한 심장·뇌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다른 수면장애와 마찬가지로 정확하고 정밀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갈이는 부정교합과 같은 단순 치과적인 문제뿐 아니라 수면 중 호흡 행태, 수면 시 자세, 체내 철분, 심리적인 문제 등이 모두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환자나 보호자의 설명만으로는 진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조사와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이며 결과에 따라 일반적으로 수면호흡장애나 수면중 근신경장애의 치료를 시행한다.

또한 이갈이 증상은 수면 중 뇌의 각성을 일으키는 동반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울증, 강박증, 불면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하나의 수면장애로 이해하고 위험요인을 찾아 함께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갈이 환자의 대부분은 수면 자세만 바꿔줘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 서울수면센터 연구팀에 따르면 이갈이 환자의 95%인 20명 중 19명에게서 이갈이가 발생되지 않는 하나 이상의 수면자세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갈이 환자의 80% 이상이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돌아누워 자면 이갈이 증세가 호전됐다고 설명하고, 개인마다 효과를 보이는 수면 자세는 달랐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똑바로 눕지 않고 옆으로 누워 자는 등 수면자세만 바꿔도 이갈이 증상을 상당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되는 이갈이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이고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것이 좋다. 잠들기 전 수건을 따뜻하게 데워 뺨에서 턱까지 감싸 얼굴, 목, 턱의 근육을 부드럽게 주물러주면서 턱관절을 이완시켜주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올바른 식생활도 이갈이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알코올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식을 과다섭취하게 되면 이갈이가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주류, 콜라, 커피는 줄이는 것이 좋다.


/기고자 : 서울스페셜수면의원 한진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잠이 인생을 바꾼다

한진규원장의 올바른 '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교 졸업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과 전공의 수료
국립나주정신병원 신경과 과장
국립보건원 뇌신경질환과 연구원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 수면 전임의
미국 수면전문의 자격취득-신경과 최초
싱가폴 수면학교 강사 역임
고려대학교 신경과 교수 역임
대한수면연구회 학술이사
한국수면학회 이사
현 서울수면센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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