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부상에 더 취약한 여자 축구 선수들

100세 관절 건강 노하우, 아는 것이 힘!

웰튼병원/송상호 원장

한창 K리그가 개막되고, PC용 공식 위젯까지 출시되면서 한창 축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져 가고 있다. 여자프로축구 WK리그도 지난 3월 26일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선수들의 부상과 몸상태에 대한 소식 역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사실 진료를 하다 보면 운동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축구로 인한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대표적이다. ‘전방십자인대’는 허벅지와 종아리뼈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어주는 힘은 강하지만 굵기가 가늘고 비틀림에 약해 외부 충격이 가해지면 쉽게 끊어질 수 있다.

흔히 축구 부상이라고 하면 경기 중 상대방과의 충돌이나 태클 등의 접촉성 손상이 많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본원을 찾은 축구 부상 환자 중 67%가 비접촉성 손상에 의한 십자인대 파열이었다. 비접촉성 손상이란 뛰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거나 뒷걸음질 하다가 손상이 오는 경우, 태클 슬라이딩 시 바닥에 축구화가 접촉되면서 무릎이 회전 되는 경우, 센터링하다가 몸을 회전하는 데 무릎이 안쪽으로 꺾이는 경우, 또한 헛발질 등 본인 스스로 다치는 경우 등을 포함한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골잡이 여민지 선수도 지난해 4월 십자인대 파열로 관절내시경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미국의 휴스턴 스포츠 medicine 학회에 따르면, 여성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남성보다 4배~8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차이는 신체적 특성 때문에 발생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골반이 넓고 발이 쉽게 내전되어 다리의 휜 각도가 남성(13도)에 비해 18도로 큰 편이다. 전방십자인대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손상의 위험이 높아진다. 또한 여성은 남성에 비해 대퇴골 과간절흔의 폭이 작은데, 이로 인해 전방십자인대의 움직임을 제한하고 움직이는 동안 절흔에 부딪치며 손상될 수 있다. 그리고 여성의 대퇴근육은 남성보다 덜 발달돼 있기 때문에 약한 근력을 보완하기 위해 십자인대의 역할이 커지고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이외에 운동 여건도 중요하다. 한번은 고등학교 여자축구 코치를 우연히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선진국인 독일과 비교했을 때 국내 여자 축구선수의 전방십자인대 손상이 독일보다 더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연습경기 시 여자축구선수들과의 경기 대신 남자 중고등학생과 시합을 해야 하고 훈련 시스템도 신체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채 남자 선수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자축구의 발전을 위해선 신체적인 특성을 고려한 훈련법의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반슬로 인해 약해진 외반력을 강화하기 위한 근력 강화 프로그램, 순발력 증가 운동 및 점프 방법 등을 면밀히 훈련할 필요가 있다. 여성의 생리 주기를 고려해 선진국처럼 선수의 시합 및 운동 강도의 조절도 무엇보다 필수적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피어났기에 더욱 강한 여자축구 선수들의 열정은 세계 무대에서 이미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지원과 관심이 어우러진다면 더 큰 결과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 올 한해는 여자 축구 선수들의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들려오길 기대해본다. 물론 부상 소식은 제외하고 말이다.

/기고자 : 웰튼병원 송상호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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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외과 전문의
- 가톨릭 의대 외래 교수
- 한림대 의대 외래 교수
- 1999년 ~ 2000년 영국 Princess Elizabeth Orthopedic Center
& Exeter University 전임의(인공관절 전공)
- 2003.04 ~ 2009.08 강서제일병원 원장
- 2009.08 ~ 현재 웰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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