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기부전 치료는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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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남성과학회/전문의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의학적으로 의미 없는 증상에 한없이 집착하는 환자들이 있다. 의사는 별 것 아니라 하는데, 환자 자신은 아주 불편하기 때문에 진단하고 치료하라는 것이다. 의사들은 이 같은 증상들의 대부분은 마음의 병으로 치부한다. 물론 환자가 느끼는 불편이나 고통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의사들도 인간의 질환을 다 알지는 못한다. 그저 일부를 알 뿐이다. 의사들도 모르는 병일 가능성도 크다. 다만 최소한 큰 병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증상을 달래며 지내보라고 권유한다.

정반대의 경우도 많다. 별것 아닌데 왜 이런 저런 검사나 치료가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거나, 경미한 증상에 대해 검사가 시행되는 것을 싫어한다. 이 경우 의사들은 의학적으로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발기부전이 좋은 예이다. 초기의 발기부전은 대부분 경미하게 시작된다. 대다수의 환자들은 단순히 일시적이거나 정신적(심리적, 불안 우울증 등)일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는다. 많은 환자들이 '기운이 없어 그렇다'는 둥 엉뚱한 비과학적 진단아래 증명되지 않은 약들을 찾는다. 비뇨기과 전문의가 아닌 의사들도 이 같은 초기의 경도의 발기부전을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초기의 경미한 발기부전은 정신적 이유일 수 있다. 정신적 원인이라면 심각하지 않을 경우 일시적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그 이상 기다리면 현 상태에 무감각하게 되고, 보다 심각한 상황을 진단하고 치료할 기회를 상실케 된다.

왜 심각한지 알아보자.
첫째, 발기부전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혈관계질환이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 증상일 수 있다. 남성의 성기는 혈관 덩어리로 이해하면 된다. 따라서 심혈관계에 관계되는 모든 문제들이 성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령 심혈관계에 좋지 않은 중요한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은 남성의 성기에도 똑같이 좋지 않은 위험인자가 된다. 쉽게 말해 이런 위험인자들은 발기를 위해 철저히 치료, 관리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심장의 관상동맥질환(협심증, 허혈성심장질환), 뇌졸중뿐만 아니라 발기부전이 같이 올 수 있다.

다만 각각의 질환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데에는 시간적 간격이 있을 수 있다. 발기부전과 심장의 관상동맥질환을 함께 갖고 있는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이들 환자들에서관상동맥질환을 발견하기 평균 38.8개월 (1~168개월) 전에 임상적으로 분명한 발기부전이 있었다. 발기부전이 먼저 나타나는 것은 남성 성기의 동맥 직경이 심장 관상동맥의 직경보다 작아 동맥이 먼저 좁아져 증상을 먼저 일으키는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핵심적 내용은 이 환자들에서 발기부전이초기에 적절히 조사되고 위험인자들이 적절히 치료/관리되었다면 생명을 위협하는 관상동맥 질환을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또한 이 같은 상관관계는 상당히 중증의 발기부전에서 뿐만이 아니라 경미한 발기부전에서도 그러하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필자의 연구에서도 발기부전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일컫는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동반한 비율이 경미한 발기부전환자들에서나 심한 발기부전환자들에나 차이가 없었다.

최근에 영국비뇨기과학회지에 경미한 발기부전을 가진 환자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흔히 발기부전 위험요인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동반한 비율이 경미한 발기부전환자들과 전체 발기부전환자들간에 차이가 없었다. 또한 불안이나 우울증 등 정신적 요인을 동반한 비율도 서로 같아 경미한 발기부전은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 문제일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말해 주고 있다. 경미한 발기부전환자도 중증의 발기부전 환자와 마찬가지로 심혈관계 질환 및 위험인자에 대한 평가 및 치료,관리가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둘째, 발기부전을 조속히 치료하지 않으면 부부간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장벽이 쌓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은 흔히 별 것 아니겠지, 또는 곧 회복되겠지 하며 치료를 미루는 동안, 여자들은 자신이 여성으로서 무시 당한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남자들은 내가 회사 일에 바빠, 생업에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이런 것을 상대방이 이해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때 여자의 반응은 살면서 쌓아 놓은 그 남자에 대한 신뢰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남자의 생각이 일방적인 경우가 많다.

즉 남자들은 자신의 발기부전에 대해 여자가 한없이 너그러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설사 여자가 이해해 주더라도 치료가 늦어지면 그 동안의 간극을 극복하지 못해 서먹서먹해 하거나, 어색하다며 다시 성생활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은 부부들이 있다.
경미한 발기부전이라도 반드시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헬스조선 편집팀 hnews@chosun.com
기고자=백재승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교수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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