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을 괴롭히는 수수께끼의 경부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키쿠치병)

목메이는 목질환 이야기

관악이비인후과/최종욱 원장

사람들은 누구나 목에 혹이 만져지면 어떤 병인지, 혹시 암이나 다른 몸에 큰 이상이 있는 질병은 아닌지 궁금해 하고 불안해 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의 아름다운 목에서 볼룩한 혹이 만져진다면 미용상으로도 보기 흉하며, 큰 병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방문하게 됩니다. 목에서 만져지는 혹의 가장 많은 원인은 림프절이 촉지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서 흔히 발병하는 소위 키쿠치병이라고도 알려진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이 현저히 증가하여 여성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경부림프절이란 무엇이며, 병적인 림프절 종대와 흔히 발병하는 질환들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 림프절이란?

림프절은 림프세포를 생성하고 림프액을 여과하며 체내에 흡입된 바이러스, 박테리아 같은 항원을 처리하는 국소면역 방어기능을 담당합니다. 사람의 전신에는 총900개 정도의 림프절이 있습니다. 다리 쪽에 300여개, 몸통 및 내장기관에 300여개, 경부에 300여개의 림프절이 있습니다. 목에 있는 300여개의 림프절이 모두 활발히 기능을 하는 림프절은 아니며, 좌우에 각각 15개씩 총 30여개 정도가 활발히 활동하는 기능성 림프절로 실제 목에서 만져지는 경우는 5개 내외입니다.

보통 목의 림프절은 3세부터 만져지기 시작 하여 6세가 되면 가장 잘 만져집니다. 왜냐하면 그 나이는 우리 몸의 림프조직, 림프절의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사춘기를 지나 성장이 멈추면 림프조직도 성장이 멈추게 됩니다. 림프절은 아주 작은 크기로부터 직경 1cm까지가 정상 크기입니다. 따라서 6세 이후 목에서 1cm 크기의 림프절이 있다면 정상이라고 볼 수 있으며, 더욱이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림프절은 보통 안심해도 되는 소위 생리적인 반응성 림프절 종대입니다.

 림프절 종대란?
 
림프절이 성인에서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1cm 이상 커지는 경우를 병적인 림프절 종대라고 하며 크게 염증성과 종양성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염증성은 열이 있고 누르면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종양성인 경우에는 단단하고 통증이 없습니다.

림프절 종대를 유발하는 질환들 중 최근에 젊은 여성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 및 이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반응성 림프절염, 결핵성 림프절염과 악성 림프절 종대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 (키쿠치-후지모토 경부림프절염, 조직구성 괴사성 림프절염)

키쿠치병으로 알려진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은 1972년에 일본 의사인 Kikuchi와 Fusimoto에 의해서 처음으로 알려진 질병이어서 현재까지도 키쿠치병으로 흔히 불려집니다.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남성보다 여성에서 4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증상으로는 림프절이 커져 목에서 만져지며 만질 때 동통이 동반됩니다. 이외에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발열, 체중감소, 전신 권태감, 피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인후통,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경부 종물의 위치는 주로 목의 한쪽에만 발생하고 흉쇄유돌근이라는 목의 옆을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는 근육의 뒤쪽인 후삼각부위에 호발합니다.

아직까지 병의 원인은 확실하지 않으며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원인은 확실하지 않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과로하는 젊은 미모의 여성 직장인에서 흔히 발병합니다.

키쿠치병을 확진할 수 있는 임상검사는 없으며,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감소증, 적혈구 침강속도 증가 그리고 백혈구분율에서 단핵구라는 조직구가 증가하여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하여 경부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절개생검이지만, 젊은 여성에서 절개생검을 시행할 경우 흉이 발생하기 때문에 빠른 확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며, 확진되지 않는 상황에서 병의 이환기간이 길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안해하고 병원을 이곳 저곳 찾아 다니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는 초음파검사와 세침흡인검사입니다. 초음파검사로 림프절의 크기와 모양을 관찰하여 악성 림프절 종대와 감별을 하고, 세침흡인검사로 림프세포를 흡인하여 조직학적 검사를 합니다.

키쿠치병과 감별해야 할 유사한 증상을 가진 질환들로는 반응성 경부림프절염, 우리나라에서 흔한 결핵성 림프절염 등 염증성 질환 및 악성 림프종, 전이암 등과 같은 종양성 질환들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키쿠치병과 가장 혼동이 되는 질환은 악성 림프종입니다. 두 질환 모두 비슷한 증상, 진찰소견, 검사 결과를 보이기 때문에 감별이 쉽지 않으며, 질환의 경과가 오랜 시간 동안 길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 불안감을 느끼고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가쿠치병을 절개생검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가 악성 림프종과의 감별을 위해서 입니다.

키쿠치병의 치료는 대증적인 치료를 하며, 아세트아미노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물,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며, 경부 림프절은 4-6개월 사이에 자연치유되고 재발율은 5% 정도입니다.

다음은 키쿠치병과 감별해야 할 유사한 증상을 가진 질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반응성 림프절염

가장 흔한 경우로 흔히 편도선염이나 상부 호흡기에 염증이 있을 때 반응성으로 경부 림프절이 커지는 것을 말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커진 림프절이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소아에서는 감기나 편도선염 등 상부호흡기 염증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질환이 치료된 이후에도 림프절이 점차 커지거나 숫자가 많아지거나 눌러서 아프고 열이 날 때는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지만 큰 변화가 없는 경우는 관찰만 하여도 됩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대증적인 치료를 하며,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인 경우에는 농양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사의 진찰 후에 약 2주간의 적절한 항생제치료가 필요합니다.

- 결핵성 림프절염

결핵이 폐결핵뿐만 아니라 폐외 여러 조직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페외결핵 중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이 결핵성 경부림프절염 입니다. 한국에서 전체 인구의 1%정도가 결핵을 앓고 있으며, 일반적인 항결핵제에 대한 내성율이 10%정도 되기 때문에, 결핵성 경부림프절염은 흔히 발생할 수 있고 약물치료에 반응하기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 치료가 어려운 염증성 림프절염 입니다.

결핵성 림프절염은 젊은 직장 여성에서 호발하나 발생연령이 키쿠치병보다 약간 높고 증상 발현기간이 긴게 특징입니다. 결핵성 림프절염의 증상은 목주위에 서서히 커지며 통증이 없는 결절이 여러 개 발생하고, 본인이 수개월 동안 모르고 지나다가 상당히 커진 후에야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부(20% 이하) 환자에서는 미열, 이유 없는 체중감소, 식욕부진, 식은 땀, 피로감, 목 부위의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많이 진행된 경우 피부에 홍반이 생기고 농양이 형성되어 고름이 피부로 터져 나와서 피부궤양 및 누공이 발생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핵성 림프절염의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 및 12개월 이상 장기간의 결핵 약물치료가 필수적입니다.

- 악성 림프절 종대

경부 림프절에도 암이 발생합니다. 림프절 자체의 세포에서 암이 발생하는 악성 림프종이나 다른 부위의 악성종양이 경부 림프절에 전이된 전이암인 경우가 있습니다.
경부림프절의 전이암은 50대 이후 남성에 많습니다. 전이암인 경우 대부분 갑상선, 인후두, 구강 등 두경부에서 원발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원발암의 위치에 따라서 경부림프절 종대의 위치가 결정되며 원발암이 구강인 경우는 턱밑의 림프절이 커지고 후두암일 때는 후두주위 림프절이, 갑상선암에서는 쇄골상부 갑상선 주위 림프절이 커져서 만져집니다.
악성 림프절 종대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초음파유도하 세침흡인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및 절개생검 등의 검사를 시행합니다. 악성 림프절 종대인 경우 초음파검사를 하면 림프절의 모양이 동그랗고 림프절문맥이라는 림프절내 구조가 초음파에서 관찰되지 않을 때 의심을 하게 됩니다. 세침흡인검사는 악성 림프종인 경우에는 정확도가 낮으나, 전이암인 경우에는 가장 유용한 검사입니다. 확진은 절개생검을 해야 가능합니다. 악성 림프종은 키쿠치병과 가장 감별이 어려운 질병이며, 세포의 유형에 따라서 치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확진과 세포유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개생검이 필요합니다. 

아래의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세침흡인조직검사나 림프절 절개생검이 필요합니다.

 악성이 의심되는 경우

1. 림프절 크기가 1.5cm 이상인 경우
2. 열감, 통증이나 압통 등 염증 증상이 없는 경우
3. 만졌을 때 단단한 경우
4. 주위 조직과 유착, 고정이 되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
5. 피부궤양이 동반된 경우
6. 크기가 단기간내 커진 경우
7. 술, 담배를 많이 하는 50대 이상 고령에서 발생한 경우

이상에서 경부림프절과 발생하는 여러 질환들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목에서 혹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살펴본 질병 이외에도 목 자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종양들이 있을 수 있으니 경부 종양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관악이비인후과 / 최종욱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목메이는 목질환 이야기

최종욱 박사의 알기쉬운 목질환 설명

1989. 9. ~ 2001. 12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1999. 9. ~ 2001. 4 고려대의과대학 이비인후과 주임교수
1999.10. ~ 2000. 3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부원장
2000. 4. ~ 2001. 4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병원장
2006. 5. ~ 현 재 대한개원의협의회 부회장
2006. 5. ~ 현 재 대한임상보험의학회 이사장
2008. 3. ~ 현 재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부이사장
2007. 7. ~ 현 재 보건복지부 신의료평가제2분과위원회 위원장
2002. 10. ~ 현재 관악이비인후과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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