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대장항문질환 이야기

변을 지리는 아이, 변비라구요?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입력
2008-08-29

 

변을 지리는 아이, 변비라구요?

                          배변할 시간이 충분하도록 30분 정도 일찍 깨워서 아침밥을 먹고 배변 후 등교시키는 것이 좋다.

학부형이 된다는 것에 설레임 반, 걱정 반이던 민형이 엄마. 학교에 가는 아이를 볼 때마다 얼마나 뿌듯하던지. 그런데 며칠 전부터 아이가 벗어놓은 속옷에 변이 묻어 있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간혹 변비 때문에 고생을 하기는 했어도, 세 살 이후로 혼자서도 변을 잘 가리던 아이였다. 아이는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도 대답을 않고, 왜 자꾸 실수를 하냐고 꾸짖으면 학교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쓴다. 담임교사에게 물어도 학교 생활에는 별 다른 점이 없다는데.

엄마가 모르는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있는 걸까? 아니면 어딘가 몸이 약해져서 실수를 하는 걸까? 마냥 아이만 다그치기도 난감한 일, 병원에라도 가야 할까?
 
대장항문과로 가세요
혼자서도 화장실에 잘 가던 아이가 갑자기 대소변을 못 가리고 옷에 지려버린다면 엄마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도로 컸다면 혼내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소아정신과로 갈까, 한약을 다려 먹여볼까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아이가 갑자기 변을 가리지 못한다면 우선 대장항문과로 가 볼일이다. 더욱이 취학을 하는 등 아이 주변 생활환경이 갑자기 변했을 때는 말이다.

아이들은 집이 아닌 다른 환경을 접하게 되면 변을 참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집과는 다른 화장실이 낯설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교 화장실은 가정의 그것처럼 편안하지도 않다. 갓 입학한 꼬마라면 우루루 줄을 서 있는 화장실을 보고 당황해 변의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또, 어린 아이들의 직장은 어른들과는 달리 탄력성이 좋다. 그래서 변을 계속 참다 보면 직장에 계속 고여있게 된다. 결국 직장과 괄약근이 늘어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변을 흘리게 된다. 당황하는 것은 엄마뿐만 아니라 아이도 마찬가지이다. 이럴 때는 무조건 혼을 내고 다그칠 일이 아니다. 우선 아이의 변비를 치료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비 꼬마의 특징적인 자세
어린 아이가 속옷에 변을 지리는 가장 큰 원인은 변비이며 심리적 영향이 크다. 이런 아이들은 대부분 특징적인 자세를 보인다. 변을 참기 위해 두 다리를 꼬고 선 채 엉덩이 근육에 힘을 꼭 주게 된다. 손은 자연스럽게 엉덩이 가운데로 가져가게 된다. 급격한 변의를 참고 있는 경우,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포즈이다. 게다가 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다고 부모에게 혼이 나거나, 억지로 이끌려 병원까지 오게 된 아이들은 주눅까지 들어 더욱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양병원 양형규 원장은 "변을 지리는 아이들을 보면 대부분 아이는 수줍고 내성적인 성격인 반면, 엄마는 강압적이고 꼼꼼한 성격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절대 아이의 배변을 억지로 조절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변비 치료해 주세요
어린 아이의 변비라고 해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치료를 않고 방치할 경우, 직장염을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치료에 앞서, 항문기능검사와 배변 조영술로 직장의 크기와 괄약근 상태를 점검해본다. 이 경우 직장이 많이 커져있음을 알 수 있다. 단, 이때 신경절 세포가 부족해 변비가 나타나는 선천성 거대결장과는 반드시 구분을 해야 한다. 진단 결과, 직장이 늘어나 변이 직장에 고여 변비가 생긴 것이라면 약을 사용해 더 이상 직장에 변이 고이지 않도록 한다. 치료에 보통 6개월 정도 걸린다. 변비를 없애 직장 크기를 원래대로 줄일 뿐 아니라 약은 대뇌에 작용, 변의에 대한 감지능력을 향상시킨다. 한편, 변비가 심한 경우 항문에 상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변비만 해결되면 치열 역시 자연스럽게 해결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야단치지 마세요
자신이 배변을 조절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이들에게도 충격적인 일이다. 이때 주눅들어 있는 아이를 야단치면 더욱 주눅드는 법.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를 다그치지 않는 것이다. 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다고 혼을 내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변실금을 부추길 뿐이다. 아이를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부드럽게 달래면 아이는 엄마의 믿음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식습관과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섬유소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하고, 식사시간은 규칙적으로 지킨다. 운동이 너무 부족해서도 안 된다. 하루 2번 정도 변기에 앉는 습관을 들이는데 특히 아침 식사 후가 바람직하다. 밤새 비었던 위는 식사 후 자극을 받으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때 대장도 함께 자극을 받아 연동운동이 보다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침에 배변할 시간이 충분하도록 30분 정도 일찍 깨워서 아침밥을 먹고 배변 후 등교시키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생활요법만으로 고쳐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양병원 / 양형규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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