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속에 갇힌 아이

뇌의 불균형, 과학과 한방으로!

변한의원/변기원 원장

 

침묵 속에 갇힌 아이

작년 초 한의원에 처음 내원한 서희(10살. 여). “말과 표정이 없는 아이가 이렇게 된 것이 모두 제 탓인 것만 같아 가슴이 아파요.” 서희 어머니는 상담 내내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서희는 표정이 없는 것은 물론 묻는 말에도 대답을 잘하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 대답을 겨우 듣는다 해도 마지못해 하는 것으로 “네” 아니면 “아니오”의 단답형이 전부였다. 눈빛에도 경계심이 가득했다. 치료를 위해 손이라도 만질라치면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문제는 대인관계뿐만이 아니었다. 운동치료에서는 운동 수행능력이 또래 아동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이 발견됐다. 뇌의 기능적인 장애로 인해 뇌에서 통제해야 할 근육들이 정상적으로 통제되지 않았고 따라서 근육도 뻣뻣했다. 당연히 미세한 근육을 사용해야 하는 색종이 오리기,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에서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교감신경이 흥분하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되는 순간이 오면 손과 발에 땀이 비 오듯 했다. 공 운동을 할 때에도 공을 잘 잡지 못하고 밸런스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것을 어려워했다.

그러나 뭐든 처음이 어려운 법.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할 무렵, 아이의 말문이 조금씩 트이기 시작했다. 운동치료를 하면서 무심코 말을 걸었는데 서희가 엷은 미소를 보인 것이다. 차츰 시간이 지나자 “오늘은 잘 안되요”, “힘든데 해볼께요.” 와 같은 짧지만 명확한 대답도 곧잘 하기 시작했다.

밸런스 보드 위에서 중심을 잡고 서 있는 것도 조금 흔들리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잘 수행해냈다. 무엇보다도 손의 땀의 양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공 잡는 모습 또한 어색하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뻣뻣한 처음과는 달리 한층 부드럽고 유연해졌다.

치료를 시작한 지 3개월에 접어든 지금, 어머니의 얼굴도 예전의 그림자가 서서히 걷히고 있다. “집에서 대화가 거의 없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전에 비해 말수가 많아졌어요. 비록 다른 애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신기해요. 서희의 목소리가 이렇게 예쁜지 전엔 미처 몰랐어요.”

올해 서희는 목표가 하나 생겼다. 작년에 학교의 특별 활동반인 수화반에 들어가 놓고도 동작을 제대로 따라하지 못해 그만뒀는데, 올해 다시 한 번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수화반에서 일 년에 한 번씩 여는 발표회에도 나가보고 싶다고 했다.

긴장하지 않고 잘 할 자신있냐는 물음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 이제 서희는 과거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밝은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변한의원 / 변기원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뇌의 불균형, 과학과 한방으로!

변기원 원장이 함께하는 건강한 뇌 만들기

원광대 한의대 졸/대한한의학회 약침학회 정회원/대한한의학회 경혈학회 정회원/대한한의학회 추나분과학회 회원/국제응용근신경학회 인정의/현 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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