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화의 만사혈통

투석혈관, 너무 튀어나와 보기 싫다면

서울선정형외과김영화 원장
입력
2023-07-10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형성한 혈관이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튀어나오고 구불구불 팔에서 자라는 게 보기 싫다고 하는 분이 많다. 그럴 때마다 이 혈관이야말로 나를 살려주는 고마운 혈관이라고 생각하라고 말씀드린다. 하지만 그런 백 마디 얘기를 한다고 하루아침에 그 혈관이 예뻐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단순히 보기 싫다고, 남들에게 보이기에 민망하다고 해서 투석혈관을 축소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과도하게 튀어나오고 커져 있는 혈관은 미적으로만 문제가 되는 게 아니다. 혈관이 커질수록 손이 차가워진다든지 심장에 부담을 주는 징후가 있다면 이는 필시 수술의 대상이 된다.

1. 손이 점점 차가워진다.
투석혈관은 팔의 동맥을 정맥에 이어 수술을 하는 것이다. 동맥은 우리 몸의 곳곳으로 혈액을 운반해 주는 통로이며 팔 동맥의 끝은 손과 손가락이며 이곳으로 보내어지는 혈액의 일부를 동정맥루로 보내는 것인데 그 혈액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 손으로 피가 잘 안게 된다면 제일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손이 찬 것이다. 처음에는 투석받을 때에만 손이 차가워진다고 호소하며 그 이후에 차가운 날에 증상이 지속되다가 이후에는 투석과는 상관없이 늘 손이 차다고 한다. 손이 차가워지는 것과 더불어 피부가 창백해지고 나중에는 통증까지 생긴다면 즉시 수술의 대상이 된다. 심한 경우 손가락 피부의 괴사를 시작으로 수술로 손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질환을 스틸신드롬(steal syndrome)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손으로 가는 동맥의 피를 동정맥루가 훔쳐가서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혈관이 커진다고 해서 이 현상이 무조건 생기는 것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동정맥루가 과도하게 커지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수술 방법은 커진 혈관을 작게 해주는 축소술이 필요하며 추가적으로 동정맥루 문합부의 크기를 줄여주는 수술도 병행되어야 한다.

2. 혈관은 큰데 지혈이 잘 안 된다.
동정맥루 혈관이 점점 커지다 보면 더 이상 자라날 공간이 없어지고 피부와 점점 가까워져서 피부와 혈관사이에 지방층이 거의 사라지는 상황까지 간다. 이런 경우 지방층이 소실되어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얇아지게 된다. 그런 곳에 투석 바늘을 찔렀다가 빼게 되면 지혈이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혈관 파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지혈이 잘 안 되는 것이야 오랫동안 압박을 하면 해결이 된다고는 할 수 있지만, 파열이 일어나게 되면 과다출혈로 자칫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특히 혼자 사는 연로한 환자의 경우 밤중에 혈관이 파열되어 지혈을 못하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혈관 축소술을 받아야 하며 이후에도 투석혈관의 관리를 잘해야 한다.

3. 숨이 차고 심장에 부담되는 것 같다.
사실 투석혈관 축소술의 가장 중요한 치료의 이유가 바로 심장 질환이다. 투석혈관이 커지면 커질수록 팔로 가는 혈액량이 많아지고, 심장이 짜내야 하는 혈액양이 많아지며, 이는 심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지속적으로 가중되는 심장의 부담은 결국 심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위험한 상태가 발생한다. 결국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은 동정맥루로 혈액이 많이 집중되는 것을 막는 것인데 혈관 축소술로 해결해야 한다. 수술 전 심장의 부담을 주는 원인이 동정맥루 인지 반드시 검사를 통해 진행해야 하며, 기타 다른 원인 때문에 심장질환이 발생한 건 아닌지 감별해야 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신장이식부터 투석혈관 조성수술까지 다양한 신장질환을 마주한 혈관외과 전문의 김영화 원장님께서 들려주시는 진짜 투석혈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