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통증을 시원하게 날려줄 통증의학 전문가, 박정민입니다

통증주사? 위험한 거 아닌가요?

서울숲시원통증의학과의원박정민 대표원장
입력
2023-06-22

이전의 칼럼에서도 말했듯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가장 원초적 신호이며 우리 몸의 응급상황을 알리는 고마운 신호이다. 하지만 통증에 고마운 마음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바쁜 현대사회 속 반복되는 일상을 보내기에도 힘든 우리를 괴롭히는 통증은 누구에게나 불청객일 것이다. 이를 방증이라도 하듯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통증 치료 광고가 숱하게 쏟아지고 있다. 특히 관절염 관련 내용이 많은데 광고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의학적인 치료수단부터 비의학적인 민간요법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설명하는 효과도 가지각색이다. 전공분야가 아닌 비의학적 요법들에 대해선 차치하고, 오늘 다뤄보고자 하는 것은 바로 관절 통증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접해봤을 '뼈주사' 혹은 '통증주사'라고도 불리는 치료이다.

필자가 본원에 내원한 환자들에게 통증주사 시술을 권하면 대부분 돌아오는 질문이 있다. "그 주사 성분이 스테로이드라던데 위험한 것 아닌가요?"라는 말인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스테로이드는 오남용 시 위험한 약물인 건 맞다. 하지만 염증치료나 부종감소 등 항염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는 효과적인 치료제이다. 모든 의약품이 그렇듯 적정량을 사용한다면 안전하게 치료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음으로 많이 오해하는 건 운동선수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는 그 스테로이드 아니냐는 질문이다. 둘 다 스테로이드지만 종류가 다르다.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성분이고, 운동선수들이 약물로 복용하는 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이다. 간단하게 아메리카노와 라떼는 다르지만 둘 다 커피인 것과 비슷하다. 두 스테로이드는 효과가 전혀 다르지만 오남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다.

통증주사의 주성분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사용할 때는 마취제, 흡수를 도와주는 성분, 염증 반응 후 유착을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H-lase 계열의 약물 등을 조합한 주사제를 사용한다. ‘뼈주사’라는 이름처럼 뼈에 직접 주입하는 건 아니고 관절 내에 있는 힘줄이나 인대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통증을 줄여주는 주사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으나 위에서 말했듯 염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급성 염증을 조절하는 데에도 탁월하다. 특히 주사가 가능한 부위라면 목, 어깨, 허리, 팔, 허리, 무릎, 발목 등 인체 어디든 통증이 있는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계속 말하고 있듯 스테로이드는 급성 염증 반응을 다스리는 효과가 정말 좋고, 우리 몸에 필수 불가결한 약제지만 양 조절이 필수다. 초록창에 스테로이드만 쳐봐도 부작용이 자동 완성 맨 위에 있을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약물이다. '신의 은총'이라던 스테로이드가 '양날의 검'으로 변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금만 들여다봐도 찾아볼 수 있는 문페이스, 쿠싱증후군, 골다공증, 당뇨, 고혈압, 면역 저하 등의 무시무시한 스테로이드 부작용 가능성을 마주한다면 그 누구라도 치료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스테로이드가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혈당이 올라가거나 당화혈색소수치 마저 올라 위험할 수 있고, 감염 위험이 큰 상황에서는 주사제 투입이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금지될 수 있다. 또 자주 맞게 되면 내성까지 생겨 치료 효과마저 감소할 수 있다.

이처럼 스테로이드는 적량을 적시에 써야 하는 까다로운 약물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많은 의사들이 치료 방법으로 권하는 건 임상경험에서 나오는 의학적 이득이 더 많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적인 예로 통증이나 부종으로 치료 자체가 어려운 경우,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급성 염증을 치료하고 해당 증세의 원인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시작은 반신반의였을지라도 통증 주사를 한번 맞아본 환자들은 힘든 물리치료나 재활, 운동, 도수치료 같은 구조적인 치료보다 계속 주사치료를 원한다. 그만큼 효과가 탁월하고 빠르다. 하지만 주사는 주사일 뿐이다. 원인 치료를 도와주는 역할이지 우리 몸의 구조까지 바꿔주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래도 최근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을 밝혀, 그 원인을 잡는 주사치료가 나오면서 각광받고 있다. 소위 DNA 주사라고 불리는 PDRN(연어에서 추출한 폴리뉴클레오티드), 포도당이 주성분인 '프롤로주사', PRP(자가혈재생치료), 콜라겐 주사 등이 통증의 원인인 조직 손상을 회복시키는 데 쓰이고 있다. MRI나 CT, 초음파, X-ray 등의 신체 검진을 통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부위를 면밀히 살핀 뒤 sono-guide(초음파 유도하)로 손상된 조직에 적절한 양을 투여해 그 부위의 재생을 도와줌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통증 원인 치료와 통증 감소를 이루어 낸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찰떡처럼 잘 어울리는 통증주사. 이번 편을 통해 부작용에 대한 너무 큰 두려움도, 통증을 끝내줄 것이라는 너무 큰 기대도 갖지 않고 일단 전문가와 상의해 보기를 권한다. 통증 치료에서 적절하고 현실적인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데 현명한 선택을 하는 데 이 글이 도움되었길 소망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통증의 원인은 염증 반응이지만, 염증이 생기는 이유는 천차만별입니다. 다양한 원인 질환과 치료 방법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겪는 통증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풀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