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의 운명

무릎의 운명 / 어깨의 운명 / 허리의 운명 / 손발의 운명

아산재건정형외과/조훈식 원장

우리 몸은 자동차와 같다. 노쇠(老衰)한 몸은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에 비교할 수 있다. 낡은 자동차는 처음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다. 또한 이곳저곳 삐걱거리기도 하고 부품이 닳아 수리를 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장시간 운행하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도로 중간에서 퍼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우리 몸도 늙어지면 마찬가지이다. 밤새 고정된 자세로 있다가 아침에 일어나 막 움직이려고 할 때 많은 불편감이 발생한다. 또한 뼈, 연골, 인대, 근육 등이 닳아 뚝뚝 소리가 나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나빠진 관절을 장시간 사용하면 물이 차고 염증이 발생하여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우리 몸은 반드시 이러한 노화 과정을 겪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의사의 한계점은 분명하다. 약, 주사, 시술, 수술을 단계적으로 시행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노력하지만, 수술 이후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다시 약을 사용해야 한다. 또한 수술에 관련된 후유증이나 재발이 뒤따르게 되어 주사, 시술, 수술의 단계를 다시 밟게 될 수 있다. 즉 퇴행된 몸을 완전하게 원래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기술은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고장 난 몸을 계속 고쳐서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를 전제로 어깨의 운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우선 어깨는 몸통과 팔을 붙여주는 역할을 하며 이족 보행을 하는 인간이 두 팔을 360도로 자유롭게 돌릴 수 있도록 상하 전후가 균형을 이룬 구조로 되어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갈비뼈 앞쪽에는 쇄골(빗장뼈)이, 뒤쪽에는 견갑골(날개뼈)이 서로 만나 견쇄-관절을 이룬다. 견갑골에는 골프티처럼 얇게 패여있는 관절와가 있고 이 부분에 골프공같이 동그란 상완골(윗팔뼈)의 머리가 얹혀 있어 관절을 이룬다. 양측 뼈 모두 얇은 연골로 싸여 있고 활액막(관절 주머니)이 봉지처럼 감싸고 있어 마찰 없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관절을 조금 더 깊게 만들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관절와순이 관절와를 감싸고 있고 그 구조물의 12시 방향에는 이두박건이 붙어서 상완골의 고랑 쪽으로 빠져나와 팔로 이어져 있다.



관절의 상하 전후 균형을 맞추는 가장 중요한 구조물이자 어깨 수명의 키스톤이 바로 회전근개이다. 회전근개는 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으로 이루어져 있고 어깨 관절의 외전, 내전, 내회전, 외회전 등을 운동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어깨의 안정화에 관여한다. 즉 삼각근이 팔을 들어 올릴 때 상완골이 관절에서 멀어지는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때 회전근개가 상완골을 붙잡아 눌러주는 역할을 하여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 안정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한다.

어깨의 운명을 결정하는 원인은 [외상]과 [퇴행],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일단 [외상]은 크게 다쳐 어깨의 구조물이 망가지거나 연골 자체가 찢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어깨는 360도로 돌리는 관절이므로 외상으로 인해 빠지기가 쉬운데 앞서 언급한 관절와순이 찢어지면서 어깨에 불안정성이 생기고 특정 자세에서 반복적으로 빠질 수 있다. 이때 연골이 손상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다른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마모되면서 어깨가 퇴행되는 속도가 점차 빨라진다. 이것이 외상성 관절염이며 코카콜라 캔을 찌그러뜨리면 캔을 다시 펴도 금이 남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또 하나의 원인은 [퇴행]에 의한 것이다. 어깨는 360도로 돌려야 하는 관절이므로 필연적으로 어깨를 감싸고 있는 회전근개가 위 뚜껑인 견봉과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것을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팔을 어깨높이 이상으로 들어 올려 장시간 반복 작업을 하는 환자들은 견봉 밑 공간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팔뚝 중간부터 내려가는 통증이 발생하고 잠잘 때 아픈 팔 쪽으로 눕기가 불편해진다. 이러한 상황이 진행되면 회전근개 위로 석회가 발생하면서 극심한 통증을 야기하는 [석회성 건염]이 생기기도 하고, 이두박건 쪽으로 염증이 퍼지면서 물건을 잡아당길 때 통증이 발생하는 [이두박근 건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통증 때문에 충분히 어깨 운동을 하지 못하면 활액막이 응축되면서 소위 [오십견]이라고 불리는 [유착성 견관절염]이 발생하고 이러한 염증에 의한 섬유화는 어깨 관절의 반복적인 손상과 퇴행을 야기시킨다.

어깨 충돌이 잦아지면 견봉에 골극(뼈조각)이 생성되고 그로 인해 퇴행된 회전근개가 찢어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회전근개 파열]이며 이때 어깨를 들어 올리는 힘이 떨어지거나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찢어진 회전근개가 퇴행되면서 지방 변성을 일으키면 팔을 눌러 안정화시키는 힘이 점차 약화되면서 상완골이 견봉 쪽으로 올라가게 된다. 두 뼈가 닿으면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뼈가 갈리면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고 어깨의 기능이 상실된다. 이것이 [회전근개 파열 관절병증]이며 어깨 운명의 종착지라고 볼 수 있다.

무릎은 몸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관절이므로 연골의 손상에 의해 운명이 결정되지만, 어깨는 무게를 지탱하는 관절이 아니므로 연골보다는 회전근개의 파열 여부가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회전근개의 상태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나눌 수 있고 각 시기에 맞추어 여러 가지 수술적 치료가 시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관절경을 통해 견봉을 깎아주고 견봉 밑 공간을 정리하는 수술을 한다. 중기에는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는데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다른 부위의 근육을 이전하여 덮어주거나 인공막을 이식하여 회전근개를 대체한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말기에 이르면 어깨의 구조 자체를 바꾸어 통증을 줄이고 기능을 회복하는 ‘역행성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한다.

필자는 어깨의 운명 앞에서 2가지만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어깨는 운동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관절막의 섬유화를 막기 위해 충분한 어깨 각도를 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어깨를 휘돌리는 운동은 충돌을 야기하여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한 어깨의 균형을 잡아 주는 키스톤인 회전근개를 강화하면 어깨의 수명을 늘릴 수 있으므로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특히 어깨가 앞쪽으로 말리는 둥근 어깨(round shoulder)는 충돌을 조장하기 때문에 가슴 근육 이완 및 등 근육 강화 운동을 통한 교정이 필요하며 의사의 지시에 따라 올바른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회전근개를 보호하기 위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지속적인 약물 요법과 주사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나 기능이 개선되지 않으면 조기에 MRI를 촬영하여 어깨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회전근개가 손상 받기 쉬운 환경을 조기에 제거하는 수술을 하거나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하여 어깨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비록 봉합한 회전근개가 다시 찢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도 고쳐 쓸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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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도 각 신체 부위마다 봄,여름, 가을,겨울이 있고 그 변곡점이 있다. 노화의 변곡점을 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가? 또 각 시기마다 어떤 치료(수술)를 통해 그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가? 그 명확한 한계점은 어떤 것인가?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본다.

아산재건정형외과의원 대표원장
서울아산병원 슬관절 전임의
서울아산병원 임상 및 외래교수
연세대학원 정형외과 박사
남기세병원 관절센터 과장
동두천중앙성모병원 정형외과 과장
바른본병원 관절센터 원장
어울림병원 관절센터 원장
AKAS (Asan Knee Arthroplasty Surgery) 간사
서울특별시 학교안전공제회 보상심사위원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대한슬관절학회 정회원
대한골절학회 정회원
대한스포츠의학회 정회원
북미관절경학회(AANA) 국제회원

북미관절경학회 무릎연골재생 master course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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