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숨이 차고 어지럽다면? 대동맥판막협착증 의심해봐야

심뇌혈관 질환 제대로 알아보기

시화병원/김기창 심혈관센터장

심장에 있는 4개의 판막은 열고 닫히면서 혈액이 일정한 방향으로 잘 흐를 수 있게 ‘밸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판막은 나이가 들수록 좁아지거나 딱딱해 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판막 질환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이다.

우리 몸에 있는 가장 큰 동맥인 대동맥은 심장의 좌심실에서 시작하여 전신으로 혈액을 공급하는데, 대동맥이 시작되는 부분에 위치한 ‘대동맥판막’은 혈액이 심장으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대동맥 판막은 대동맥의 높은 압력과 혈류량으로 인해 4개의 심장 판막 중 노화가 가장 빨리 진행되는데, 노화 과정에서 칼슘이 판막에 축적되면 판막이 딱딱해지고 이로 인해 협착이 발생하게 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선천적인 심장의 기형 또는 감염병의 일종인 ‘류머티즘열’의 합병증으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노화로 인해 발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의 수가 2010년 4,607명에서 2020년 1만 6537명으로 10년 사이에 약 3.6배 증가했으며, 70대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72%를 차지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으로 인해 판막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 심장 수축 시 혈액이 제대로 못 나가기 때문에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 것이 어려워져 심장이 전보다 더 많은 힘으로 쥐어짜야 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심장에 무리가 생기고 심장 근육이 점점 두꺼워지면서 결국에는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이 건강검진이나 기타 질환으로 청진 하던 중 심장에 잡음이 들려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질환이 악화되어 혈액 공급량이 점점 감소하게 되면 수시로 현기증이 나고 숨이 자주 차오르며 아무 이유 없이 가슴이 갑자기 두근대거나 가슴이 조여오는 느낌을 호소하고 운동을 할 때 가슴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할 경우, 만성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에 조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판막에 문제가 있을 경우 청진 과정에서 비정상적인 잡음이 들리기 때문에, 대동맥판막협착증은 1차적으로 청진을 통해서 진단하나, 협착의 정도 및 석회화 유무 등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심장 초음파를 시행하여 진단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의 2년 내 사망률은 50에 달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따라서 치료시기가 가장 중요한데, 아직까지 병의 진행을 막아주고 판막의 상태를 개선해줄 수 있는 약물이 없어 수술 또는 시술이 가장 최종적인 치료방법이다.

따라서 병이 어느 정도 진행돼 증상이 심해지고 판막이 심하게 손상됐다면, 판막의 협착정도나 감염성 심내막염의 발병 여부, 심장 기능의 감소 여부 등을 고려해 수술 또는 시술이 이뤄지고 대표적인 수술적인 방법으로는 문제가 있는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대동맥판막치환술(SAVR)’이 있다. 고령이거나 폐 질환을 앓고 있는 등 수술 위험도가 높은 환자의 경우에는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을 시행할 수 있다.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TAVI)은 가슴을 여는 대신 대퇴동맥(허벅지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기구를 삽입해 심장 내부로 특수 풍선을 넣어 좁아진 대동맥 판막을 부풀려 넓히고 인공판막을 삽입하는 시술법이다. 과거에는 수술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만 권고되었으며 전신마취나 인공호흡을 위한 기관삽관 등이 필요했으나,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술 시간도 줄어들고 인공판막이 점점 얇아지면서 혈관합병증이나 퇴원시간도 줄고 있다.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앓고 있었다면 시술 혹은 수술을 통해 판막의 기능을 회복했다 하더라도 이미 심장 기능이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러한 치료를 진행한 후에도 약물 치료 등을 병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인공판막의 삽입으로 혈전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혈전 예방을 위한 치료제를 사용하는데,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이를 정해진 기간동안 잘 복용하고 환자 스스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증상이 나타난 후부터는 진행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당뇨, 흡연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예방을 위한 정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경우가 아니더라도 평소에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자주 차거나,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똑바로 누워 자는 것이 어렵다면 심장 판막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으니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상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심뇌혈관 질환 제대로 알아보기

골든 타임이 중요한 심뇌혈관질환. 다양한 심뇌혈관질환을 폭넓게 다루며 질환별 주의사항과 특징을 숙련된 전문의를 통해 알아본다.

약력
-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인하대병원 인턴수료
- 인하대병원 내과 레지던트 수료
- 인하대병원 심장내과 전임의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석사
-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 건국대학교 충주병원 부교수

학회
- 대한심장초음파 인증의
- 대한심혈관중재학회 혈관중재술연구회 정회원
- 대한심혈관중재학회 중재시술 인증의
- 대한부정맥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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