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돌보는 할머니, 본인 허리도 아끼세요”

건강을 지키는 '김영수병원'의 건강한 칼럼

김영수병원/김영수 병원장

올 초 병원을 찾았던 60대 중반의 여성 환자는 손목이 끊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고 호소했다. 그 환자는 두 살 갓 넘은 손녀를 1년 째 키우는 중이었다. 1주일에 5일, 하루에 9시간 이상 손녀를 돌봤다. “아이가 유별나서 안아주지 않으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녀는 아이를 돌보는 시간 대부분을 아이를 안거나 업고 보내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노인이 육아 부담을 나눠갖기 시작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2012년 육아정책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0~5세 영유아를 둔 2528 가구 중 37.1%는 부부가 맞벌이였다. 부모가 모두 일터에 나가야 하는 가정이라면 전적으로든, 부분적으로든 조부모가 육아의 일부분을 맡을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응답 가정의 절반 가량은 조부모가 양육을 돕고 있다고 답했다. 신체 기능이 저하된 노년기의 육아는 녹록하지 않다. 우리나라 영유아의 체중은 보통 태어났을 때 3kg 안팎이고, 12개월 이상이 되면 10kg을 훌쩍 넘는다. 아이를 돌보다 보면 안거나 업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이 같은 동작이 반복되면 허리와 무릎에 과부하가 걸리게 마련이다. 게다가 아이를 들어 올리는 동작에서 우려되는 손목 관절 손상도 보통 문제가 아니다.

척추 및 관절부의 염증이나 손상은 일상적인 동작에도 제약을 가져오고 통증을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심화되면 디스크나 협착증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심하면 수술까지 받는 상황도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 및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노인들은 척추나 관절의 기능이 저하돼 있고 한 번 손상된 이후에는 회복력이 약하다. 만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회복력이 더디면 수술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치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다면 오히려 병을 키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최근에는 피부 절개나 과도한 출혈 걱정이 없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상당수 개발돼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병원에서도 실시하고 있는 경막외 신경성형술은 디스크나 협착이 있는 위치의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함으로써 수술 없이 통증을 치료한다. 척추 끝부분을 국소 마취한 후 얇은 특수 카테터를 삽입해 통증의 원인부터 치료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정확하고 치료에 따르는 부담도 덜하다.

이전에 척추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던 환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치료 시기가 너무 늦지 않아야 최선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황혼육아로 인해 통증이 발생한 경우라면 환자 본인뿐 아니라 육아의 부담을 지우고 있는 자녀들이 더 주의를 기울여 만성질환이나 중증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건강을 지키는 '김영수병원'의 건강한 칼럼

척추‧관절‧통증의 건강지식을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담았습니다.

<김영수 병원장>
김영수 병원장(신경외과 전문의)
<학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석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박사
<경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명예교수
국립암센터 이사장
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명예회장
Asia Pacific Spinal Neurosurgery Society(APSNS) 아태 척추신경외과학회 초대명예회장
세계척추학회 상임이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외과 주임교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척추센터 소장
국제신경손상학회 회장
대한신경외과 학회 이사장
한일 척추신경외과학회 회장
국제체열학회 회장
대한체열의학회 회장
대한신경통증학회 회장
대한 척추신경외과학회 명예회장
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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