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의 평가는 BSC(균형성과표)를 활용한다.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세무법인 택스케어/김수철 대표세무사

유명한 한방병원의 원장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병원의 경쟁력을 알고 싶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지표를 이용하여 평가하여야 할까? 경험이 없는 실무진이라면 일단 수집이 가능한 지표 목록을 만들 것이다. 우리 병원의 경쟁 한의원들의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한 다음 분석 결과를 그대로 보고할 것이다. 

그러나 원장의 반응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평가를 왜 하고 싶어 하는지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련한 컨설턴트였다면 최근 일어났던 일들을 물어 보면서 평가의 목적을 짐작할 것이고, 병원 관계자들과 심층면접(indepth interview)을 통해 평가를 통해서 도출하고 싶은 결론을 추론했을 것이다. 평가 역시 경영의 일부로서 잠정적인 결론을 내고 시작해야 배가 산으로 가지 않는다.

어느 대형 한방병원의 예를 들어 보자. 병원장이 수익성도 높고 평판도 좋아지고 있는 한방정신과에 대한 평가를 의뢰했다. 이 진료과를 키우고 싶어서 일까? 아니면 폐쇄하고 싶어서일까? 키우고 싶다는 쪽이라면 잘 하고 있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경쟁 진료과 내지 양방 정신과 대비 취약점을 찾아내어 좀 더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평가지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폐쇄하고 싶다는 쪽이라면 잘 하는 점보다는 못 하고 있는 쪽의 지표를 많이 추가시켜 발전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때 자주 사용되는 평가틀이 BSC(Balanced Scorecard: 균형성과표)모형으로서 기업들은 물론 정부와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평가의 기본모형으로 인정받고 있다. BSC에 따르면 재무적 관점(financial perspective), 고객 관점(customer perspective), 내부 프로세스 관점(internal business processes perspective), 학습과 성장 관점(learning and growth perspective) 4개 영역에서 지표를 선정한다. 간단히 이해하면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성장을 하면, 내부 프로세스가 개선되고, 그 다음 고객이 만족하며 이는 결국 재무적 성장을 이끈다는 매우 이상적인 인과관계를 갖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 영역에 적합한 핵심성과지표(KPI, Key Performance Index)를 찾아서 측정하는 것이 어렵고, 측정한다고 해도 각 지표 간에 상충이 일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서 교육이나 프로세스 개선에 투자를 하면 비용이 증가하여 재무성과가 떨어지게 된다. 고객만족도를 조사하는 것도 공짜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통 조사원을 쓰게 되면 경쟁병원의 환자 한 명 당 만 원 이상이 들 때도 있다. 만일 수익이 증가하지 않으면서 이러한 비용만 증가한다면 평가 제도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BSC 모형을 적용할 때에는 영역 간, 장단기 간, 부서 간, 지표 간 균형이 반드시 요구된다. 교육의 성과가 당장 가시적으로 환자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장기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각 영역 간에는 상충 관계가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고 어느 한쪽만 강조하지 않도록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것이 바로 미션(존재의의)과 비전(조직의 목표)이다. 따라서 성과 평가를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미션과 비전을 만들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 다음이 전략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지표를 통해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서 BSC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BSC 지표만 그럴 듯 하게 만들어 놓고 여기에 따르라고 한다면 구성원들이 조직의 목표 달성은 망각한 채 하루하루 지표 상의 수치 개선만 추구하게 된다.

우리 한방병원은 양한방협진의 정착을 통해 환자의 건강을 지킨다는 미션 아래 양한방 협진을 통해 현대의학의 혁신을 비전으로 삼았다고 하자. 이러한 비전에 따라 전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무 관점에서 양한방협진을 선택한 환자 수와 의료수익, 의료비용 등이 측정돼야 한다.

고객 관점에서는 양한방 협진 만족도, 전국 환자 비율, 전국 인지도 순위 등을 선정하여 측정할 수 있다. 프로세스 관점에서는 진료과별 협진 의뢰 건수, 양한방 협진센터 대기시간, 협진 지원 시스템 이용 빈도 등이 있다. 끝으로 학습과 성장 관점에서 협진 컨퍼런스 횟수, 동기부여를 위한 협진 성과급 비율, 협진 연구 결과(SCI 논문수)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재무적인 성과는 좀 더 자세히 분류할 수 있다. 의료수익은 외래와 입원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외래수익은 다시 외래환자수와 외래평균진료비로 나눠 살펴본다. 진료 수익은 일정한데 환자 수만 늘어난다면 환자당 평균진료비(평균 객단가)가 떨어지는 것이고 이는 곧 중증도가 낮은 환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이다. 양한방협진을 찾는 환자들은 보통 난치성 질환이 많기 때문에 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가 떨어지는 것은 부정적인 신호일 수 있다.

외래환자 수는 다시 한의사 세션 당 환자수와 신환자수 등 여러 측면에서 측정할 수 있다. 한의사의 세션수(주로 하루를 두 세션으로 보고, 토요일까지 근무하면 11세션임)가 늘면 환자수는 보통 늘어난다. 그럼에도 세션 당 환자수는 감소할 수도 있다. 또 신환자수는 변화하지 않고 환자수가 늘었다면 장래에 환자가 줄 수 있다. 외래 평균진료비는 비급여 항목 비중을 함께 살펴봐야 의미가 있다. 입원 역시 입원환자수와 입원평균 진료비를 살펴보고, 입원환자 수에 대해 병상가동률, 평균재원일수, 응급환자 수 등을, 입원평균 진료비에 대해 검사건수 등을 함께 살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개원가 한의원은 침 환자 수익 대비 탕약 환자 수익 비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 수, 환자당 평균 진료비와 함께 급여항목과 비급여항목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다.

/기고자 :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김수철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복잡한 회계학 이론을 병의원 실무에 필요한 정보 위주로 안내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고자 함

세무법인 택스케어 /김수철 대표세무사
경희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병원회계)
(전) 엘리오앤컴퍼니 병의원본부 경영컨설턴트
(전) 한국리서치 해외시장조사본부 리서쳐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통계학과 응용통계학 석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회계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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