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학은 의사결정을 위한 필수 도구이다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세무법인 택스케어/김수철 대표세무사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을 한 건물에서 운영하고 있는 박 원장은 최근 고민에 빠졌다.

분만건수가 늘고 이에 따라 산후조리원 환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병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고민 끝에 목돈이 들어오는 산후조리원 산모들을 분만 산모를 위한 입원실에 계속 입원시키기로 결정하였다. 일단 안심은 되지만 이런 의사결정이 과연 이익을 증가시킬까?

박 원장의 산부인과에 병상 수가 무제한이라 분만 산모와 산후조리원(이하 조리원) 산모를 언제든지 입실시킬 수 있었다면 박 원장은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처럼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할 때, 즉 자원이 한정되었을 때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때 의사결정을 위한 자료를 산출하고, 이를 분석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 회계학이다.

박 원장의 산부인과를 간단히 살펴보면, 총 28 병상(bed)에 분만실 병상 6 개를 제외하면 분만 산모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 수는 22 병상이다. 조리원은 12 병상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조리원 산모들이 분만 산모를 위한 병상을 2주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입원실이 부족하게 되었다.

먼저 1년간의 수익과 비용을 요약해 놓은 손익계산서에서 매출액이 30억원이라고 가정하자. 다음 30억원 중에 분만으로 인한 매출액과 조리원으로 인한 매출액을 구분해 야 한다. 이를 구분하는 별도의 시스템을 갖춰 놓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환자 개인별로 집계되어 있는 본인부담금과 보험공단 청구액의 합계를 내 보았다.

분석 결과 분만 산모 1,000명이 10억원을, 신생아 1,000명이 2억원을, 조리원 산모 500명이 8억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각 매출액을 환자수로 나누어 1인당 매출을 비교하면, 분만 산모 100만원, 신생아 20만원, 조리원 160만원이다. 분만 산모와 신생아를 합치면 분만 1명으로 인한 매출은 120만원이고 조리원 1인당 매출은 160만원이므로 조리원의 이익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분석에는 재원일수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다. 자연 분만은 평균 3일 동안 한 병상을 차지하는 반면, 조리원은 평균 10일 동안 한 병상을 차지한다. 따라서 다시 1인당 매출액을 재원일수로 나눈 “1인당 1일 평균매출액”을 비교하여야 한다. 분만은 120만원을 3일로 나눈 40만원이고 조리원은 160만원을 10일로 나눈 16만원이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표. 분만과 조리원 매출액 비교]

매출액만 분석한 결과 분만 환자를 위한 입원 병상을 조리원 산모가 이용하게 되면 하루 40만원과 16만원의 차액인 24만원만큼의 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반드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얼마나 비용이 들어갔나를 함께 분석하여야 하지만, 이 부분은 관리회계의 성과평가 부분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분석한 과정이 바로 회계학이다. 회계학이라고 했을 때 암호와 같이 느껴지는 분개, 대차대조표(또는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또는 포괄손익계산서)만 떠올렸다면 회계학의 일부만 알고 있었던 것이다. 회계학은 크게 재무회계(financial accounting), 관리회계(Management accounting), 세무회계(tax accounting) 등 3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매출액, 매출원가, 판매비와 관리비 등 항목 별로 금액을 집계하여 재무제표로 만들어 외부에 공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재무회계(financial accounting)이다. 상장기업의 경우 재무회계가 매우 중요한데 투자 전에 반드시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재무제표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기 때문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병의원은 비영리법인이거나 개인 병의원이기 때문에 재무회계의 중요성이 일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반면 병원 내부에서 의사결정을 위해 재무회계에서 집계된 금액을 다시 분류하거나 새롭게 수집하여 분석하는 과정이 관리회계(Management accounting)이다. 내부 경영진을 위해 만들기 때문에 특정한 형식이나 작성 기준이 없다. 앞에서 살펴 본 박 원장 사례처럼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 A 안과 B 안을 비교한다던지, 새로운 투자를 했을 때 재무 예측한다던지, 또는 구성원의 성과를 평가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마지막으로 세금을 계산하는 것이 세무회계(tax accounting)이다. 재무회계에서 만든 재무제표를 근거로 세법 조항을 적용하여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세무회계는 권리의무 확정주의라는 원칙을 따르기 때문에 재무회계 작성기준과 상이한 점들이 있다. 병원이 합리적으로 절세 방안을 선택함에 따라 재무회계상의 이익과 세무상의 이익이 달라지기도 한다.


/기고자 : 세무법인 택스홈앤아웃 김수철 세무사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김수철 세무사의 병원회계

복잡한 회계학 이론을 병의원 실무에 필요한 정보 위주로 안내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고자 함

세무법인 택스케어 /김수철 대표세무사
경희대학교 의료경영대학원 겸임교수(병원회계)
(전) 엘리오앤컴퍼니 병의원본부 경영컨설턴트
(전) 한국리서치 해외시장조사본부 리서쳐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통계학과 응용통계학 석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수료(회계학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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