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예쁘게 해주세요!”

송치훈의 '삶부인과' 이야기

유앤미여성의원/송치훈 원장

산부인과 선배 의사 분 중 한국남 박사님은 남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가운 좀 빌려주실래요?’였다고 한다. 산부인과 의사이시니 그 가운 빌려주시면 얼마나 감사하겠느냐는 의미였다고 한다.

필자가 여자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것은 “원장님 예쁘게 해주세요!”라는 말이다. 성형외과도 아닌 산부인과에서 무엇을 하길래 예쁘게 해달라는 것일까? 혹여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요즘 산부인과에도 성형 열풍이 일고 있다. 요즘 여성들은 얼굴만 성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은밀한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그 중에서도 오늘 할 얘기는 여성들의 관심사 중 하나인 소음순 성형수술이다. 예전에는 감추고만 싶었던 것이 바로 소음순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은밀한 부위의 수술이 많이 늘어난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성생활 방식의 변화가 가장 클 것이다.

과거에는 성관계라는 것이 어둠 속이나 이불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 많았다. 다시 말해 감추고 싶은 부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진료실을 찾아온 환자 역시 “남편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요!”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세상이 바뀐 것이다. 성을 당당히 드러내 놓고 전문의와도 과감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얼굴도 동안(童顔)이 열풍이지만 여성의 외음부도 동안(?)이 되고 싶어한다. 사춘기 이전의 여자아이처럼 작고 예쁜 분홍빛의 소음순을 갖고 싶어하고, 대음순의 지방이 빠지고 주름진 부분을 자가 지방으로 채워서 통통한 느낌을 갖고자 한다.

소음순은 여성의 질 입구가 마르지 않게 외음부를 감싸준다. 음핵과 연결돼 있어서 성감대 역할과 질의 입구를 보호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음순은 2차 성징이 나타나기 전에는 커지지 않고 있다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색깔도 진해지고 크기도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비대칭의 소음순 비대가 생긴다. 예민한 시기에 갑작스런 성기의 변화에 당황하게 되고 자꾸 신경이 쓰여서인지 자주 만지게 되면서 더욱 늘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소음순 비대증의 경우 청바지나 꽉 끼는 바지를 입을 때 눌려서 불편하고 수영복을 입을 때는 돌출되어 보인다.

심한 경우에는 사춘기 이후 한번도 공중목욕탕을 가본 적이 없다고 하는 환자도 있다. 이런 경우는 당연히 수술을 해서 해결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외음부의 모양에 대해 왜곡된 관념을 가진 환자들도 있다. 필자의 진료실에 찾아온 환자 중 전혀 수술할 필요가 없는 모양의 소음순인데도 불구하고, 모양이 밉다고 수술을 원하는 경우가 있었다.

고3 여학생이 소음순이 크다고 고민이 돼 공부를 할 수가 없다고 엄마를 졸라 병원을 찾아온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 ‘교과서’의 정상적인 모양을 보여주고 수술이 필요 없음을 설명해주지만 왜곡된 성기에 대한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전문의와 어머니가 지속적인 상담과 교육으로 이해를 시켜야 한다.

많은 남자들이 본인의 성기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작다고 생각하는 경우와 비슷한 콤플렉스인 것 같다. 어떤 경우는 너무 어린 나이에 성생활을 시작하면서 소음순이 커졌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 환자 중에 “소음순이 성관계가 많은 사람일수록 커지게 되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아닙니다”라고 대답한다. 성호르몬의 왕성한 시기에 이차성징의 하나로 생기는 현상이므로 성생활과는 거의 무관하다.

또 하나. “예쁘게 수술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서 다시 커지면 어떡하죠?”라는 질문이 많다. 다시 사춘기로 돌아가는 일만 없다면 다시 커지는 일은 절대 없다. 수술을 하게 되면 꼭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수술 후 부작용에 대해 반드시 미리 생각해야 한다.

필자는 수년간 진료를 해오면서 소음순 수술 때 꼭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무엇보다 소음순의 기능적인 부분은 꼭 남긴다. 실밥에 의한 흉터가 남지 않게 하고, 지혈을 꼼꼼히 해서 수술 후 혈종이 안 생기게 한다. 또 통증을 줄여야 하고, 양쪽이 대칭이 되도록 해야 한다.

소음순을 과도하게 절제해 냈거나 흉터가 많이 남은 경우엔 재수술로도 복원이 어렵다. 출혈로 수술 당일이나 다음날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위의 원칙들만 지켜진다면 수술은 매우 간단하며 결과도 매우 만족스럽다. 여자의 아름다움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나 보다. 얼굴과 몸매에만 신경 쓰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런 여자들의 숨은 노력을 남자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유앤미여성의원 / 송치훈 원장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송치훈의 '삶부인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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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앤미여성의원 /송치훈 원장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앤미여성의원의 원장이다. 을지의과대학 외래교수이며,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요실금학회, 대한비만노화방지학회, 대한일차진료학회, 대한여성회음성형연구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2006년 CBS 라디오 프로그램 ‘웰빙다이어리’와 2007년 tvN ‘리얼스토리 묘’의 자문의사로 출연하며 전문적인 산부인과 지식과 솔직 담백한 상담으로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KBS Joy와 YTN STAR TV의 산부인과 자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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