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날인이나 혈액채취 없이 개인식별이 가능할까?

임찬영의 눈이야기

이안안과/임찬영 대표원장

개인 사생활 침해 등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지문인식으로 작동하는 보안 출입문부터, 출퇴근 기록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지문날인이나 혈액채취로 개인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이런 허락없이 몰래 개인 식별이 가능할까? 가장 쉬운 방법은 얼굴을 보고 구별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컴퓨터로 전산화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몇 년 전, 낙농진흥회에서 주최하는 체험행사를 아이들을 데리고 참여를 한 적이 있다. 모유 수유로 키운 아이들답게 소 젖짜기를 어찌나 잘하는지, 목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받았는데, 가만히 보고 있자니 소마다 생김새가 달랐다. 목장주님 말씀으로 젖소는 코의 얼룩무늬가 다 다르게 생겨서 이것으로 소를 구별한다고 한다. 사람의 지문과 같은 역할이랄까.

 


사실 지문 뿐 아니라 눈으로도 사람을 구별할 수 있다. 분석을 해서 구별할 수 있는 부위로 지문, 손등의 정맥 등이 흔히 사용되지만, 눈도 아주 흔히 이용된다.

 


홍채(iris)는 눈의 검은자위를 구성하고 있는 부분으로, 카메라의 조리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백인들은 홍채에 색소가 적어서 회색, 푸른색, 옅은 갈색 등 다양한 눈의 색을 가진다. 범인의 몽타쥬를 그릴 때 서양에서는 눈의 색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과 같은 동양인은 대부분 짙은 갈색의 홍채를 가진다. 그러나, 똑같은 홍채를 가진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사실. 색깔도 미묘하게 다르지만, 무늬도 사람마다 다르다.

 


뿐만 아니라 정밀 분석을 통해서 동그란 홍채가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갔는지의 여부도 알 수 있다. 이런 분석을 하면 레이저 시력교정술(소위 라식 수술, 라섹 수술)을 할 때 눈이 움직여도 정확하게 수술이 된다.

 


홍채뿐 아니라 망막의 혈관분포 또한 사람마다 특징이 달라서 망막 사진으로 사람을 구별하기도 한다.

 


2002년에 개봉했던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라는 영화에 보면, 상점에 들어가면 눈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작동하여, 그 개인의 성향과 샀던 물건의 리스트까지 찾아서 광고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문을 인식하는 것보다 개인의 허락 없이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므로, 과학의 발달이 사생활과 프라이버시를 침범할 수도 있다는 경고성이 있는 영화이기도 했다.

 


홍채인식이나 동공인식 기술은 좋은 일에도 쓰인다. 이 기술 덕분에 사지마비의 환자들은 눈의 움직임만으로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세상과의 연락창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아직은 느리긴 하지만, 말도 할 수 없고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는 환자가 이메일을 보낼 수 있고, 페이지를 넘기며 글을 읽거나, 쓸 수 있게 한 것은 과학의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얼룩소의 무늬부터 미세한 홍채의 무늬, 눈송이의 모양까지 세상에는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하물며 사람이나 질병을 획일화하여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결론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항상 다양함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추도록 노력하면서 살 일이다.

* 본 칼럼의 내용은 헬스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임찬영의 눈이야기

이안안과 대표원장이 전하는 눈질환에 관한 모든 것

이안안과 /임찬영 대표원장
이안안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세브란스병원 각막&시력교정 분야 연구강사
동경 이치가와병원 각막센터 연수
Duke University Eye Center 연수
건국대학교 병원 안과 교수, 각막&시력교정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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