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욱 박사의 작품
세상을 사는 데에도 더불어 잘 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무조건 열심히만 살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 암세포처럼 다른 세포를 짓밟을 수도 있지요. 이런 지혜는 암을 치료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필요합니다. 암에 걸렸다면 오히려 더불어 잘 사는 인생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암을 치료하는 하나의 행동 철학으로 저는 ‘봉사’를 추천합니다.
‘아픈데 무슨 봉사?’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봉사란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입니다. 지금 내 삶에 감사한다면 봉사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셈입니다. 혼자 먹으려는 것을 나누고, 나만 더 오래 살아야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언제든 나의 모든 것을 나눌 수 있고, 살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는 언제든 죽음을 겸허하게 맞이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환자 가운데에는 지나친 욕심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누구나 살아야 할 이유가 있지만, 때로 그렇지 않은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습니다. 암에 걸렸다는 건 그 자체로 어느 정도는 원하는 수명대로 살 수 없다는 걸 뜻하기는 합니다. 투병에서 중요한 것은 살아야 한다는 의지이지요. 그러나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삶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초월한 자세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최후의 순간까지 의학적인 모든 처치를 받아야 하고, 의사가 나에게만 더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하고, 내가 다른 환자보다 더 치료 경과가 좋아야 한다는 건 지나친 경쟁 심리입니다. 암 치료를 받을 때 경쟁만큼 위험한 건 없습니다. 경쟁하는 순간 스트레스를 받고, 그 순간 몸의 균형도 깨집니다.
반대로 도를 닦는 것처럼 마음을 비우면 투병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가진 것들을 나누면 그 비운 자리에 다른 것이 채워집니다. 그게 바로 진정한 삶의 기쁨입니다.
힘든 투병 중이더라도 이웃과 나눌 수 있는 거룩한 일을 발견하고 실천해 보세요. 우리의 작은 희생과 양보가 더 큰 사랑과 기쁨이 돼 우리 앞에 서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재산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고, 재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고, 모든 집착을 버리고 순리에 따르는 자세로 임하면 그곳에 평화와 기쁨이 채워집니다. 이 평화와 기쁨은 마치 우물 바닥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물처럼 여러분을 행복으로 가득 채울 것입니다.
방향성이 중요합니다. 치료의 갈림길에서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을 택하세요. 지금 당신의 선택이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 후회하지 않을 최선의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