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괴팍한 환자를 다루는 방법
VOL.433 (화·수·목·금 발행)
2024-05-30

환자가 되는 순간 사람은 변합니다. 응석이 많아지거나 화를 잘 내거나 의기소침해지거나 유치해지기도 합니다. 아프면 왜 사람은 변하는 걸까요?


이병욱 박사의 작품.


먼저, 눈치가 아주 빨라집니다. 보호자나 의료진에게 의지하다 보니 이들에게 내가 불편을 주지는 않을까 걱정하면서 특유의 눈치가 생깁니다. 그렇다 보니 마음 깊은 곳에서는 끝없이 관심받기를 갈망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먼저 말하지 않아도 보호자가 알아서 해주길 바라는 겁니다. 그래서 성격이 괴팍해지기도 하고 엄살을 부리기도 합니다. 남과 비교하며 질투심을 갖기도 합니다. 옆 환자의 경과가 어떤지, 옆 환자의 보호자가 얼마나 살뜰한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자연히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게 됩니다. 이런 여러 이유들로 환자들은 변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환자들이 괴팍해지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불만이 쌓인 걸 표출하는 것입니다.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이 성숙하지 못하다 보니 집어던지거나 욕설을 하는 등 괴팍한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보호자는 환자를 다그치거나 통제하려 하지 말고, 불만을 풀어주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합니다.


더러는 사랑을 받지 못해서 괴팍해지기도 합니다. 괴팍함이 자기를 사랑해달라는 요구일 수 있습니다. 끊임없이 대화하고, 설득하고, 스킨십을 통해 사랑을 전해주세요. 이때는 사랑을 주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개인의 성격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평생 괴팍한 성격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극단적인 행동을 잘 합니다. 자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극단적으로 힘들다’고 시위하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보듬어야 합니다.


아무리 괴팍한 환자더라도 보호자는 먼저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분명히 말도 안 되는 꼬투리를 잡거나 억지를 부릴 겁니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자기중심적이거나 사회에 대한 불평불만도 많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환자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타당한 요구라면 들어주고, 그렇지 않으면 이유를 명확히 해 들어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합니다. 단호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요구를 들어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채 요구가 틀렸다고만 한다면 환자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밖에요.


반면 단호해져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떼를 쓸 때 자꾸만 들어주면 더욱 심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약을 안 먹겠다, 밥을 안 먹겠다, 치료를 안 받겠다 하고 떼를 쓸 때는 약간의 야단과 잔소리가 약이 됩니다. 간혹 할머니나 할아버지 환자 중에는 이런 잔소리를 즐기는 분도 있습니다. 이 경우 열에 아홉은 보호자가 무심합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말썽을 부림으로써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자들도 관심을 끌기 위해 떼를 쓰고 투정을 부립니다. 공포나 외로움, 고통 가운에서 희망과 소망의 언어를 듣기를 원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세요.


자상하고도 엄하게. 쉽지만은 않겠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환자를 돌보면 이해가 수월해질 겁니다.


환자의 비위를 맞추느라 보호자도 지칩니다. 하지만 지금 가장 힘든 건 환자입니다. 보호자는 환자를 위해 눈치 빠르고 부지런한 같은 편이 돼줘야 합니다. 100% 헌신하지 않을 때 가족으로서의 직무유기라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참고 인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헌신하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래야 할 때입니다. 늘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이병욱 드림(대암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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