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께 보내는 편지>
사려 깊은 가족이 환자를 살립니다
VOL.422 (화·수·목·금 발행)
2024-05-09

암 환자의 보호자는 부지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암 환자보다 일찍 일어나고, 암 환자가 잠드는 것을 보고 잘 필요가 있습니다. 보호자가 더 일찍 일어나라는 것은 환자보다 일찍 일어나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병욱 박사의 작품 72.2X72.7cm Acrylic on canvas 2024


할 일은 이런 것들입니다. 집에 화초를 키운다면 말라서 떨어진 잎이 없는지, 금붕어를 키운다면 밤사이 금붕어가 갑자기 죽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만약 이런 것들을 발견한다면 암 환자가 보기 전에 치우는 것이 좋습니다.


몸이 아프면 환자는 자기 한 몸을 챙기는 것도 힘이 듭니다. 신발을 대충 벗어놓고 수건도 아무렇게나 걸어놓는 것이 당연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보호자의 세밀한 배려는 환자에게 내가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만약 현관에 신발이 제멋대로 놓여 있다면 정리하고, 아무렇게나 놓인 수건도 잘 걸어두는 게 좋습니다. 설거지는 미루지 않고 바로바로 해 버리고 음식물 찌꺼기도 그때그때 정리해야 합니다. 집안을 정리하는 일은 암 환자들의 위생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암 환자가 깨어나기 전 자는 모습을 통해 혈색이나 표정, 자는 자세를 체크하고 실내온도나 습도가 적당한지 등을 살펴서 환경을 쾌적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가 먼저 잠드는 것을 본 후에 자라는 것도 비슷한 이유입니다. 만약 환자가 잠에 들지 못한다면 왜 잠을 못 자는지 이유를 살피고,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잠을 자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암으로 인한 통증일 수 있고, 우울한 마음에 의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불안한 생각들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죽으면 어떻게 하나. 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어쩌나. 남아 있는 가족들은 어찌 살아가나.’ 이런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보호자는 환자가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격려하고 위로하고 따뜻한 말 한 마디를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항암 치료 때문에 오심이나 구토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환자는 보호자가 자신 때문에 고생한다는 생각에 깨우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행동이 반대로 환자의 위생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 중에는 저녁 늦게나 새벽에 화장실을 가야할 때 보호자를 귀찮게 하기 싫어 참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기저귀를 사용해 용변의 균으로 인한 피부의 감염, 상처, 괴사가 오는 일을 미리 방지해야 할 것입니다.


환자는 스스로 자세를 바꾸는 게 어렵기도 합니다. 보호자가 미리 자세를 변경해주고 피부에 욕창이 생기지 않는지, 눌린 부위에 괴사가 생기지는 않는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피부색이 변하지 않았는지 미리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사 시간에는 환자가 안 먹으려고 한다면 바로 상을 치우기보다는 조금 더 먹으라고 권유하면서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음악을 틀어주면 좋습니다. 또한 암 환자 특유의 냄새가 가정에 밸 수 있는데, 자주 옷을 갈아입히고, 목욕을 하고, 환기를 시켜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해주는 게 좋습니다.


암 환자의 주위를 둘러보며 개선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살펴보세요. 그것은 당신과 환자를 행복하게 해줄 것입니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할 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희망입니다. 사려 깊은 가족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당신의 배려로 암 환자가 살아날 것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이병욱 드림(대암클리닉 원장)
암에 걸리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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